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가임기 여성 산부인과 이용 실태조사

(동양일보) 부인과 질환이 의심되는 미혼 여성의 절반은 스스로 문제를 인식해도 산부인과를 찾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가임기 여성 출산 건강 관리지원 방안 연구'를 보면 설문조사 대상자인 성인 미혼 여성 1314명 가운데 53.2%(699명)가 생식 건강에 이상을 경험했고 이 가운데 산부인과를 방문하지 않는 경우가 56.9%(398명)에 달했다.

산부인과를 방문하지 않는 여성들은 약국 등에서 약을 받아 자가대처(193명)하거나 그냥 참는 경우(190명)가 많았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성인 미혼여성 1천314명과 청소년 708명을 대상으로 산부인과 인식 및 이용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청소년의 경우 조사 대상자의 42.1%가 부인과 질환 등 생식 건강에 이상 증상이 있었고 이 가운데 산부인과를 포함한 병의원에 가는 비율은 23.5%에 불과했다.

부인과 관련 정보를 얻는 경로는 성인 미혼 여성의 50.4%, 청소년 26.4%가 '인터넷'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미혼 여성(청소년 88.2%, 성인 미혼여성 91.4%)이 공식 의료기관, 보건소 등이 아닌 포털사이트의 비의료 민간사이트를 통해 부인과 정보를 얻고 있었고, 정보를 습득해도 적극적인 관리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단순 호기심을 충족하는데 그치고 있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이상림 부연구위원은 "산부인과적 이상을 경험했음에도 병원을 잘 이용하지 않는 것은 다양한 문화 인식적 요인이 결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미혼 여성이 산부인과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남들이 나를 이상하게 볼 것'이라는 부정적 사회인식을 내재화하거나 생리 불순과 같은 부인과적 이상 증세 등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기 위한 임신 전 관리 지원 정책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청소년에게 산부인과 상담 쿠폰을 제공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산부인과에 방문할 기회를 마련하고, 성인기 여성에게는 산부인과 정기 검진을 실시해 산부인과 방문의 문턱을 낮추는 효과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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