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경

한 남자가 있다

길고 긴 고독의 터널을

술에 의지해 걷고 있다

지금은 잊혀진,

그러나 잊을 수 없는 추억의 편린들

잘도 버텨왔던 그의

마흔 아홉이 흔들리고 있다.

 

간밤 모든 게 다 탔다

독한 술로 속을 다 태우더니

그리움으로 애가 다 타들어간다.

지금은 잊혀진,

그러나 잊을 수 없는 추억의 편린

허겁지겁 해장국을 들이킨다.

해장이 될까? 그리움이란 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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