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철 기(충북도 환경정책과 주무관)

정 철 기(충북도 환경정책과 주무관)

  “엄마 비 와?” 초등학교 소풍가는 날 아침, 비가 와서 소풍이 취소될까봐 눈 뜨자마자 엄마에게로 달려가 이렇게 묻곤 했던 기억이 모두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소풍가는 전날 밤에는 비가 오지 말기를 바라며 두 손 모아 기도하며 잠들었던 적도 한두 번이었으랴?
그러나 지금은 비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봄 가뭄이 심상찮다.
그동안 우리는 부족함 없이 물을 사용해 왔다. 이러한 이젠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2050년이면 우리나라가 물 부족으로 최대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만 보더라도 중북부지방에서는 지난해 마른장마에다 겨울 가뭄까지 겹쳐 댐 상류는 허연 배를 드러냈고, 농업용 저수지 바닥은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지고 있다. 불확실한 기후변화로 우리나라는 가뭄의 위험이 더욱 더 커지고 있고, 세계 곳곳에선 물 기근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가뭄은 자연재해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기상현상이다. 체계적인 물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으며, 생존을 위해 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낭비를 줄이는 노력이 시급하다. 일부 기관에서는 가뭄 때문에 ‘단비를 내려달라’고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한국의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에 의하면 기후변화에 따른 한반도의 폭염피해 사망자가 향후 20∼25년 사이에 2001∼2010년 대비 두 배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집중호우와 가뭄 등 극한 기상현상 증가, 알레르기 질환자 증가, 주식인 쌀의 생산성과 품질 저하, 사과 등 온대과일 재배여건 약화, 아열대성 산림병충해 확산 등의 피해도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후변화란 지구상의 기온이 변화(상승)함으로써 가뭄, 홍수, 자연발생적인 산불, 폭염 등이 자주 발생하는 기후를 뜻한다. 산업화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지구의 온도는 약 1.7∼2.0℃가 높아졌다고 한다. 산업 활동을 하면서 공장에서 뿜어내고, 항공기?대형 선박 등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CO2)는 지구의 기온을 높이는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 인간이 생활하는데 있어 호흡하는 것은 물론 자동차 운전을 포함한 모든 활동 가운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한국인이 일상생활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매년 약 9톤에 이른다. CO2 발생은 지구 생명활동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그렇기에 기후대책으로 꼽는 가장 중요한 것들중 하나가 ‘CO2의 배출을 줄이는 것’이다. 승용차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BMW(자전거,대중교통,걷기) 건강법을 실천하면 이산화탄소 감소는 물론 내 몸과 건강까지도 지킬 수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일상 속 작은 생활습관인 물 아껴 쓰기, 사용하지 않는 가전기기 플러그 뽑기, 쓰레기 분리 배출하기, 에어컨이나 난방기 사용 줄이기, 1회용 컵 대신 개인 컵 사용하기 등도 필요하다.
우리는 흔히 양치할 때 계속 물을 흘리고 있거나 머리 감을 때 샤워기를 계속 틀고 있을 때가 있다. 깨끗한 물은 흘려버려도 다시 에너지를 사용하여 정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버려지는 물을 아끼는 것도 우리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 즉 CO2를 줄이는 일이다.
CO2를 줄이는 노력은 어렵거나 힘이 많이 드는 일이 아니다. 조금씩 의식을 갖고 작은 것부터 줄여 나가면 가능하다. 그리고 미래를 짊어질 자라나는 세대에게 환경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심어주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도록 교육하는 것도 우리 후손들에게 건강한 지구에서 살 수 있는 삶의 터전을 물려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가만히 생각해 본다. 오늘 나는 1회용 종이컵을 얼마나 사용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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