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고무장갑을 낀 채 채소를 꼼꼼하게 다듬던 '차줌마' 차승원(45)이 웃음기를 걷어낸 왕으로 돌아왔다.

    13일부터 매주 월, 화요일에 방송되는 MBC TV 새 사극 '화정'을 통해서다.

    화정은 이복 오라버니인 광해군 세력의 위협에 죽은 사람처럼 지내다가 결국 왕실 주인이 되는 정명 공주(이연희 분)의 굴곡진 삶을 중심에 놓고 당대를 다룬다.
    TV와 드라마의 부름을 숱하게 받은 광해군 캐릭터를 차승원이 어떻게 선보일지도 드라마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의 드라마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난 차승원은 "죽기 살기로 찍고 있다"고 화정에 대한 강한 의지와 애착을 드러냈다.

 

사진 MBC제공

    "지금 제가 품은 가장 큰 욕심은 화정의 성공입니다. 제 연기가 시청자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광해군이 어떤 인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지 걱정이 큽니다."
    차승원은 이어 "김상호 PD로부터 광해군에 대한 기존의 역사적 평가를 유지하되 중간 과정을 조금씩 변주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면서 "그에 충실히 연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해군이 역사 속에서 인조반정으로 무너진 만큼 차승원도 화정 중반에 퇴장할 예정이다. 그런 만큼 "될 수 있으면 강렬한 모습의 광해를 보여 드리겠다"는 게 차승원의 다짐이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도 최근 종영한 tvN 예능 '삼시세끼' 속 차승원의 화려한 요리쇼가 화제가 됐다.
    차승원은 쏟아지는 칭찬에 겸연쩍은 표정으로 "제가 만드는 음식에 대해 다들 가치를 높게 매기는데 사실 요리라고 부르기도 창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을 위한 보양식으로) 장어 요리를 부탁드린다"는 인조 역 김재원의 요청에 "내가 요리하러 왔니"라는 농담으로 맞받아치기도 했다.

    한 시절을 풍미했던 남자 배우들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밀려나는 방송가에서 차승원만큼은 주인공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비결은 무엇일까.

    "비결은 잘 모르겠고, 어쨌든 저를 써주니 감사한 마음으로 임할 뿐입니다. 제가 누군가를 답습하거나 누군가가 이미 한 것을 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언제까지 연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핵심적인 인물을 맡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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