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전북 김제의 모악산은 한국의 종교 성지로 각광받고 있다. 게다가 해마다 이맘때면 천년고찰 금산사 등 산언덕에 50-60년 수령의 왕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상춘객들은 감탄사를 내지르며 환호작약한다. 축제가 열리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올해는 꽃만 조용히 감상할 뿐 축제를 즐길 순 없게 됐다. 10일부터 사흘간 열리려던 김제모악산축제가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확산 여파로 지난 2일 갑자기 취소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요제, 민속공연, 벚꽃양초 만들기, 순례길 걷기대회 등 각종 행사가 올해는 열리지 못한다. 김제시는 또 18일로 예정했던 지평선 광활햇감자축제도 취소한다고 밝혔다.

구제역과 AI는 최근 몇 년 동안 시시때때로 전국에서 출몰했다. 이에 따라 가축과 사람의 이동이 제한을 받게 됐고 축제 또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인파가 몰리는 축제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될 수밖에 없었던 것.

최근 사례를 보면 2011년의 경우 구제역과 AI 파동을 겪으며 겨울과 봄축제들이 줄줄이 취소됐고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2012년과 2013년만 잠시 뜸했을 뿐이다.

올들어서도 상황은 심상치 않다. 이달 18일 개최될 예정이던 충남 청양의 칠갑산장승문화축제가 AI와 구제역 때문에 10월로 연기됐고, 27일 전야제 정도로 축소해 치를 계획인 아산의 성웅이순신축제도 상황이 악화할 경우 아예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연말과 연초에도 해넘이, 해맞이 행사들이 대거 취소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구제역과 AI가 극성을 부리는 시기가 차츰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 겨울과 봄철에 횡행하던 구제역과 AI가 기온이 크게 올라가는 5월부터는 일단 소강상태를 보이곤 했다. 따라서 축제 주최측들은 이달만 무난히 넘길 수 있기를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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