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눈알 미남'이라는 말, 이제는 정말 좋아요."
KBS 2TV 저녁일일극 '당신만이 내 사랑'에서 코피노(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를 이르는 말) 남순으로 출연 중인 배우 김민교(41)의 이야기다.

김민교는 조연임에도 자연스러운 연기로 사실상 이 작품을 '남순이의 드라마'로 만들었다.

김민교를 코피노 출신 신인 연기자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지만, 그는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배우다.
SNL코리아에서 유달리 동그란 눈을 크게 뜨고 흰자위를 한 번씩 번득 움직이는 김민교의 연기는 한번 보면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김민교라는 이름 석 자를 인터넷 포털에서 검색하면 '눈알'이라는 말이 따라붙고, 그의 눈알 연기가 일품이라는 누리꾼들의 평가도 흔히 볼 수 있다.

최근 이뤄진 전화 인터뷰에서 기자는 그에게 '눈알 미남'으로 불리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사람들이 절 보면 늘 사진을 찍자고 해요. 그런데 다들 '눈을 더 부라려 달라'고 하죠. (웃음) 배우에게 한 가지 색깔이 너무 짙어진다는 건 좋으면서도 나쁜 면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함께 드라마를 촬영하던 박희진 선배한테 고민을 털어놓았죠."

김민교는 "그렇게 생각하지 마라. 한국에 얼마나 많은 연예인이 있는데 '눈알' 하면 김민교가 떠오른다는 사실이 얼마나 매력적이냐"는 박희진의 유쾌하고 긍정적인 조언에 속상한 마음을 깨끗이 비웠다고.

 김민교는 SNL코리아에 대해서는 "세상이 저를 알아보지 못하고 있을 때 제게 길을 터준 작품"이라면서 "정말 고마운 마음뿐이며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어르신들로부터 "'내가 진짜 좋아하는 남순이'"라는 인사와 함께 격한 포옹을 받는 유명 인사가 됐지만, 김민교는 오랫동안 무명의 세월을 견뎌야 했다.

그는 병원장 아버지를 둔덕에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갑작스럽게 집안이 기울고 아버지가 그 충격으로 출가하는 모습까지 지켜봤다.

서울예술대 연극과를 졸업했지만 한동안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하고 지냈다.

김민교는 옛날을 돌아보면서 "굴곡진 삶을 살았던 것이 연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가 만일 배우를 하지 않았다면 너무 우여곡절 많고 아팠던 시절을 도려내고 싶었겠지만, 배우 김민교에게는 너무 귀한 재산을 얻은 셈이죠."
김민교는 다음 달 '당신만이 내 사랑'이 종영하는 대로 영화 '연애의 맛'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김민교는 '연애의 맛'에서 출연료를 받지 않고 순수한 우정 출연에 나섰다.

김 감독이 6년 전 영화 '헬로우 마이 러브'에서 당시 무명인 김민교에게 큰 조연을 맡긴 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라고 했다.

"사람들이 요즘 너무 절 사랑해주시는 데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오래 묵혀둔 김치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시청자들이 장독에서 잘 꺼냈다는 기분이 들 수 있도록 좋은 연기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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