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괴로움 토로…심적 부담에 억울함·좌절감 작용한 듯

(동양일보) 유서를 남기고 잠적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9일 오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면서 검찰 수사 중 숨진 또 하나의 피의자로 남게 됐다.

성 전 회장의 극단적인 선택은 기자회견을 통해 억울한 심정을 토로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 자원개발사업에 참여하며 250억여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800억원대의 사기 대출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3일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6일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법원이 구속 필요성 여부를 판단하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9일 오전 10시 30분으로 예정돼 있었다.

범죄 혐의로 검찰에서 강제수사를 받게 되면 누구라도 심적인 부담을 갖게 되는데 특히 정·재계에 이름이 알려진 인사들은 사회적 위신이 손상됐다는 좌절감이 더해져 막다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잦다.

지난해에도 '철피아'(철도+마피아) 비리로 수사를 받던 김광재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는 호남고속철도 궤도공사 납품업체 선정 과정에서 관련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작년 7월 한강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전 이사장은 수사 초기 자택을 압수수색당한 뒤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지인과 가족에게 심적인 괴로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4년은 '피의자 자살 신드롬'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많은 인사가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유명을 달리했다.

그해 2월 운수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부산국세청 공무원이 승용차에서 분신해 숨졌고, 다음날에는 같은 회사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안상영 전 부산시장이 구치소에서 목을 매 숨졌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