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연구팀 성과, 뇌전증 치료에 응용 기대

(동양일보) 난치성 질환인 '측두엽 뇌전증(간질)'은 뇌 속 신경 줄기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화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조경옥 교수는 미국 텍사스주립대 사우스웨스트 메디컬센터 제니 쉐이(Jenny Hsieh) 교수와 공동으로 난치성 측두엽 뇌전증의 원인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3월호에 발표됐다.

뇌전증은 뇌에서 비정상적으로 발생한 전기파가 뇌조직을 타고 퍼지는 과정에서 경련성 발작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이 중에서도 난치성 측두엽 뇌전증은 국내 성인 환자만 약 19만명에 달할 정도로 많다.

하지만 난치성 측두엽 뇌전증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지금까지 별다른 치료법이 없어 약물로 증상을 일시적으로 조절하는 데 그쳐야 했다.

연구팀은 난치성 측두엽 뇌전증을 일으킨 생쥐 실험을 통해 비정상적인 해마 신경 줄기세포의 분화를 확인했다. 이 때문에 머릿속에 비정상적인 신경세포가 만들어졌고, 이게 결국 뇌전증으로 이어졌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런 비정상 신경세포를 제거하자 뇌전증 발작 빈도가 감소하고, 인지 기능이 개선됐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특히 생쥐에서는 비정상 신경세포 생성을 억제한 이후 뇌전증 발작 감소 효과가 거의 평생에 걸쳐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나 환자들의 치료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조 교수는 "해마 신경 줄기세포가 정상적인 뇌기능을 유도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만성적인 난치성 뇌전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데 의미가 있다"면서 "비정상 신경 줄기세포에 대한 표적 치료물질을 개발한다면 그동안 난치병으로 여겨지던 뇌전증을 예방,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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