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메모에서 '홍준표 1억'이라고 적힌 것과 관련, 홍준표 경남지사가 강력히 부인하는 가운데 이번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측근은 애매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20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나선 홍준표 의원에게 측근 Y모씨를 통해 1억원을 건넸다고 돼 있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다른 일부 리스트 거론자와 달리 공소시효가 남아 있어 검찰수사을 피할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Y씨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성 전 회장이 돈을 줬다고) 말씀하신 마당에 (내가) 틀리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돈을 받은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Y씨는 중앙 일간지 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18대 총선때는 '친박연대'에서 활동해 이와 관련된 책을 낸바 있고,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경선에 출마한 홍준표 의원을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2년초 성 전회장의 경남기업 부사장으로 활동하기도 했고, 지난해 새누리당 대표 경선시에는 서청원 의원 캠프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가 공개된 후 홍 지사는 두 차례에 걸쳐 금품수수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그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의 일방적인 주장 하나로 모든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 밝힌대로 제 이름이 왜 거기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고인의 일방적인 주장 하나로 모든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까지 주장했다.

앞서 성 전 회장의 메모가 발견된 10일에는 기자 간담회를 자청, 적극 해명했다.

그는 당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성 회장을 잘 알지도 못하고 돈을 받을 정도로 친밀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자금을 1억원 정도 받을 정도로 (성 회장과) 친밀한 관계도 아니고 친밀할 이유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홍 지사는 그러나 "내 이름이 왜 거기에 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그러나 돌아가신 분이 악의나 허위로 썼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그는 "중진 정치인 이상이 되고, 어느 정도 위치를 점한 사람한테 로비하려는데 직접 연결 안 되면 주변 사람을 통해 로비하는 경우가 있다"며 "정치판에는 왕왕 이런 경우가 있다. 로비했다고 해서 전부 본인과 연결됐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홍 지사는 자신이 당 대표까지 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측근을 빙자해 누가 접근할 수도 있다"며 "정치권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가면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밝혀 측근을 빙자한 누군가가 받을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배달사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아울러 홍 지사는 성 전 회장과 한 차례 만나고 한 차례 통화했다고 털어놨다. 홍 지사는 "2011년 한나라당 당 대표 선거 시절 전국 지구당을 순회하면서 충청 서산·태안지역에 간 일이 있다. 거기서 당원을 상대로 간담회를 열었는데, 그때 간담회 자리에서 지역 유지로 참석한 성 회장을 잠깐 한번 본 일이 있는 것 같다"고 기억했다.

또 "2012년 12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당선, 취임한 초기에 국회의원 신분이었던 성 회장이 자신의 선거법 위반과 관련해 재판부에 잘 말해 달라고 도움을 부탁한 적이 있었다"며 "내가 법조계를 떠난 지 오래고 지방에 내려와 있어 도와 주기 어렵다며 변호사를 잘 선임해 대처하시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홍 지사는 휴일인 12일 창원시내 관사에 머물면서 더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다만 13일 오전 도청 출근길에 기자들이 질문하면 추가 입장을 내놓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남도 관계자는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Y씨는 현재 언론과의 접촉을 일체 끊고 있어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Y씨의 한 지인은 "Y씨가 최근 중병으로 수술을 받고 입원 가료중인 가운데 이번 파문이 터져 건강이 매우 안좋은 상태"라면서 검찰수사가 시작된 만큼 나중에 진실을 밝힐 기회가 있지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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