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학년의 사생활' 저자 김지나씨, 11일 청주 기적의도서관서 강연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은 대부분의 부모들에게 출산만큼이나 큰 기대감과 두려움을 안긴다. 아직 어린아기같은 우리 아이가 학교에 입학한다는 사실이 대견하고 설레는 한편, 과연 학교생활은 잘 할 수 있을지, 친구들과는 사이좋게 잘 지낼지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초등 1학년의 사생활’ 저자인 김지나(경기 이천 설봉초 교사)씨로부터 초등학교 1학년 완벽 적응 노하우를 들어봤다. 지난 11일 청주 기적의도서관에서 ‘아이들의 진짜 속마음’을 주제로 열린 김씨의 강연 내용 일부를 수록한다.

●입학 전 ‘한글 떼기’보다 배려하는 마음 갖추기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에게 반드시 준비시켜야 할 것으로 많은 부모들이 ‘한글 떼기’를 꼽는다. 그러나 김씨는 반드시 입학 전에 한글을 뗄 필요는 없다고 못 박는다.
그는 “1학년 교육과정은 한글을 익히는 것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미리 배워오지 않아도 큰 무리가 없다”며 “한글은 아무리 못 해도 지능적인 문제가 없는 한 입학 후 3개월이면 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글 떼기’보다 신발 정리하는 법, 혼자 옷 입고 벗는 법, 숟가락·젓가락 사용하는 법, 우유갑 여는 법 등을 익혀 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쉬는 시간 10분 안에 볼일을 해결해야 하는 학교 화장실은 초등학교 1학년생들에게 험난한 곳이기 때문에 학교 화장실을 이용하는 방법을 잘 알려줘야 한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다.
“당연하게 남의 지우개를 자기 것인 양 가져다 쓰는 아이들이 있어요. 아이를 우선시하는 가정에서 자라고 사랑을 듬뿍 받은 아이들이 이런 경향이 있어요. 집안의 모든 게 내 것이었기 때문에 어떤 물건을 쓰든 동의를 구하지 않았던 거예요. 굉장히 안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런 아이들에게는 남의 동의를 구하는 법, 배려하는 법을 가르쳐야 해요.”

●친구 관계로 힘든 아이, 기질적 문제일 수도
학교에 간 아이에게 “나 짝꿍 바꾸고 싶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친구 문제로 힘들어 할 때 부모의 가슴은 철렁한다. 이럴 때는 먼저 아이가 말하는 빈도수를 체크해 본다. 만약 짝꿍이 바뀔 때마다 계속 아이가 힘들다고 한다면 내 아이의 기질적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아이를 괴롭히는 아이가 특정인지 불특정인지 알아보고, 아이의 말 외에 다른 경로로 사실을 확인해 본다. 불특정 다수일 경우, 아이의 성향과 친구의 조합을 보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며, 특정 소수일 경우 그 아이와 부딪히는 횟수를 줄이도록 조절한다.
“학교에서는 쉬는 시간이 10분밖에 없어서 생각보다 아이들이 부딪히는 시간이 많지 않아요. 아이들은 등하교 시 또는 학원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돼요. 만약 특정한 아이와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아이와 다른 학원을 보낸다거나 하는 식으로 만나는 횟수를 줄여주면 됩니다.”

●리더십이 있는 아이는 없다.
김씨는 학교에서 발표를 많이 하고, 반장을 하는 아이가 공부 잘 하는 아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의 고정관념에도 이의를 제기한다.
대개 발표를 잘 하는 아이를 공부를 잘하거나 자신감과 리더십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발표 횟수는 단지 타고난 기질의 차이일 뿐이라는 것. 김씨는 “교사의 시각에서 발표를 많이 하는 것은 주위 시선에 대한 인지가 안 되는 것, 발표 안하는 것은 혼자 과제에 집착하는 활동을 더 좋아하는 것 등으로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리더십이 있는 아이는 없고, 단지 이 시기는 리더십을 기르는 시기”라며 “힘으로 제압하는 경우, 목소리만 큰 경우, 감정으로 다른 사람을 잘 컨트롤 하는 경우에 아이가 리더십이 있어 보이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여러분의 가정에 있는 모든 아이들의 마음을 부모님들이 잘 알아주셨으면 하는 것이 제가 강의를 하는 이유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부분과 통제하는 부분이 잘 균형을 이루면 아이는 분명 올바르게 잘 성장할 수 있어요.”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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