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흥덕문화의집, '딱지 둘이 딱지 동무' 발간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수놈은 이렇게 크다고, 집게벌레가. 암놈은 돼지집게벌레라고 해서 조그마해. 쉬는 시간에 싸움시키는 거야. 그걸 등허리를 톡톡 건드리면 막 이렇게 일어나. 이렇게 해놓고 서로 물게 하는 거지. (중략) 하여튼 곤충들이 많았고 좋았고, 많이 잡고 놀고. 개구리 같은 것도 많이 잡고. 그렇게 많이 놀았어요. 메뚜기도 잡고, 숨바꼭질 하고.” (김성식씨의 구술. 본문 중에서)

청주 흥덕문화의집(관장 이종수)에서 펴낸 구술자료집 ‘딱지 둘이 딱지 동무’는 그 시절 청주 사직1동을 기억하는 이들이 돌이켜 보는 추억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흥덕문화의집이 ‘2014 한국문화의집협회 시민문화예술 활동 지원사업’에 선정돼 진행한 ‘골목은 강으로 흐른다’ 사업의 일환으로 발간됐다.
지난해 발간한 ‘여기 꼭두배기집 저밑 뽕나무밭’에 이은 두 번째 책. ‘여기 꼭두배기집…’이 청주 사직1동 골목 1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면, 이번 ‘딱지 둘이 딱지 동무’에는 2세대들의 구술을 기록했다.
이종수 관장은 “지난해에는 골목 1세대 분들이 정착하셨던 이야기다 보니 마을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살았는지 얘기가 구구절절 나왔고, 올해는 2세대 분들이 골목에서 신나게 놀았던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 책에는 예비역 대령인 송혁헌씨와 박영근 청주문화원 동아리 팀장, 김성식 미소약국 대표, 이발사 박복동씨의 구술 자료를 담고 있다. 이종수 관장(시인)과 김덕근 충북작가 편집장(시인), 소종민 도서출판 무늬 대표(문학평론가)는 지난해 이들을 직접 만나 골목에서의 생생한 삶을 언어로 끌어내고 기록해 책으로 엮어냈다. 네 명의 구술자는 세발자전거를 타고 공설운동장 한 바퀴를 돌았던 기억, 겨울이면 구술치기와 썰매타기를 하고, 친구들과 집게벌레를 잡아 싸움을 시켰던 추억들을 한 가득 풀어놓는다.
흥덕문화의집은 지난해 구술 자료집 발간과 함께 벽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기 꼭두배기집…’에 담긴 내용을 일부 발췌해 문자벽화 작업을 한 것이다.
이 관장은 “골목자서전이자 민중자서전이기도 한 이번 사업이 내리내리 이어져 우리 지역의 이야기 자산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도서출판 고두미, 159쪽, 1만원.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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