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야당 의원, '거짓말 논란' 설전·고성

(동양일보) 교육·사회·문화 분야로 예정된 16일 국회 마지막날 대정부질문마저도 '성완종 리스트' 공방에 휩쓸렸다. 지난 4일간의 대정부질문 동안 정책 현안 질의는 실종되다시피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도 이완구 국무총리를 대상으로 금품수수 의혹을 비롯해 과거 언행과 최근 해명간 불일치로 야기된 거짓말 논란 등을 집중 추궁하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반면에 여당 의원들은 세월호 참사 1주년를 맞아 정부의 안전정책을 중점적으로 질의하며 야당과 차별화했다.

첫 질의자로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 의원은 성완종 전 경남그룹 회장이 이 총리에게 3000만원을 줬다는 2013년 4월 4일의 정황을 캐물었다.

유 의원은 "당시 성 전 회장과 이 총리의 독대사실을 운전기사가 구체적으로 증언한 보도가 나왔다. 그걸 부정하는가"라고 물었고, 이 총리는 "저는 기억 못한다"고 부인했다.

유 의원은 "불리하면 기억이 안 난다고 하고, 증언자가 없을 것 같으면 딱 잡아뗀다"고 재차 물었지만 이 총리는 "지역구 사무실은 오픈돼 있어서 기사만 보는 건 아니고 여러 비서진이 있다. 봤다는 사람도 있지만 못 봤다는 사람도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이 이 총리의 고향에서 총리 취임을 축하하는 플래카드를 철거했다는 보도를 근거로 "고향 주민도 총리를 버리고 포기했다"고 하자 이 총리는 발끈하며 "함부로 말하지 마시라. 과한 말씀 같다. 지역구 의원에게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총리는 거듭된 사퇴 요구에 "걱정하시는 말씀으로 받아들인다"며 표정이 굳어졌고, 야당 의원석에서는 "물러나라" 등 고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같은 당 유대운 의원은 거짓말 의혹과 관련해 이 총리를 몰아붙였다.

유 의원은 "(이 총리의) 답변을 보면 증거 될 만한 내용이 나오면 말을 자꾸 바꾼다"고 지적했고, 이 총리는 "짧은 시간 내 답변 내용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이고 큰 틀에서 거짓말은 없다"고 반박했다.

유 의원은 "이미 국민은 총리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사퇴를 거듭 주장했지만 이 총리는 "실체적 진실 규명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총리는 '목숨을 내놓겠다'는 발언이 검찰에 대한 수사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단호하게 맞섰다.

다만 이 총리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으로 인한 국정운영 공백에 대한 우려에는 "대단히 미안하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야당 의원들이 이 총리와 성완종 리스트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동안, 새누리당 의원들은 제2 세월호 방지대책 등을 따지며 정책질의에 역점을 뒀다.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은 이 총리에게 세월호 참사 후속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정부의 안전대책 보완을 주문했다.

같은 당 안효대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 "이 총리가 최근 일련의 사태를 계속 부정하는데 국민은 사실과 인식 사이에 차이가 있다"며 "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라고 물으며 이 총리에게 해명 기회를 줬다.

이 총리는 "사실과 인식의 차이라는 점에 공감한다"며 검찰의 조속한 수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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