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은 특정 면역세포의 이상이며 현재 항암제로 개발돼 현재 임상시험 중인 약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듀크 대학 의과대학 신경과 전문의 캐럴 콜튼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같은 사실을 입증하는 쥐 실험 결과를 15일자 '신경과학 저널'에 발표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과 인디펜던트 인터넷판 등이 보도했다.

유전자 조작으로 만든 치매 모델 쥐에서 서서히 진행되는 치매의 병리현상을 분석한 결과 치매 초기단계에서 뇌의 보호를 담당하는 면역세포 중 소교세포에 중요한 변화가 나타났다고 콜튼 박사는 밝혔다.

소교세포는 표면에 CD11c 분자를 방출하기 시작했고 이와 함께 면역체계를 억제하는 유전자의 발현은 촉진되는 반면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는 유전자들은 발현이 둔화됐다.

이와 동시에 뇌의 중요한 영양소인 아르기닌을 분해하는 효소 아르기나제가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에서 활성화되면서 신경세포들이 죽었다.

필수아미노산인 아르기닌은 세포분열, 치유, 면역반응 등 신체의 중요한 기능에 없어서는 안 되는 영양소이다.

연구팀은 치매의 특징적인 병리현상인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노인반)와 타우 단백질 엉킴이 나타나기 전인 쥐들에 면역체계를 재부팅시키는 항암제로 현재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디플루오로테밀로르니틴을 투여한 결과 다른 쥐들에 비해 이러한 특징적인 병리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손상된 기억력도 회복됐다.

치매 모델 쥐로는 연구팀이 치매 연구를 위해 몇 년 전에 특정 유전자들을 교환하는 방법으로 인간의 면역체계와 유사하면서 치매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게 한 CVN-AD 쥐가 이용됐다.

이 결과는 치매의 원인은 뇌의 면역체계 약화이며 이미 개발돼 있는 약으로 치매의 예방 또는 치료가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콜튼 박사는 주장했다.

면역체계의 약화는 지금까지 치매의 원인으로 전혀 연구된 일이 없다고 연구를 주도한 매슈 캔 연구원은 지적했다.

치매가 어떻게 발생하는지는 과학자들도 아직 정확히 모르지만 가장 유력한 이론은 신경세포 밖의 신경세포 사이사이 공간에 형성되는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치매를 촉발하는 주범이고 신경세포 안에 있는 또 다른 단백질 타우가 엉키면서 신경세포 파괴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영국 알츠하이머병학회의 로라 핍스 박사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길을 열어 주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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