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4 보릿고개로부터! 28일까지 청주 가경동 스페이스몸미술관서

▲ 음영일 작 ‘백제의 꿈’

(동양일보 김재옥 기자)1960년, 가난하고 굶주렸던 대한민국에서 화가의 길을 선택했고, 평생 붓을 놓지 않았던 원로들의 전시가 마련된다.

홍익대 미술학부 서양화과 64학년 입학동기생들이 오는 28일까지 청주시 가경동 스페이스몸미술관에서 선보이는 ‘1964 보릿고개로부터!’전을 통해 그들의 농익은 작품을 만나보자.

이번 전시는 ‘사실적 회화’와 ‘구상과 추상 그리고, 표현주의’, ‘자연과 일상적 표현’을 중심으로 작품을 분류, 모두 4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사실적 회화의 작품으로 김진석·배정자·손순영·엄규명·윤의웅·음영일·이승일·정계옥·차대덕 작가, 구상과 추상, 표현주의적 성향이 두드러지는 김기동·노영애·박승범·신학철·이종승·임명택·전광영·정찬경·허황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또 자연과 일상적 표현이 중심인 고영우·김정수·민정숙·이명희·임동식·정규련·정석진·정숙자·황효창 작가의 작품도 3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박승범·이경성·정찬경·민정숙·임명택 작가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박승범 작가는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서’ 시리즈 작품을 통해 고향회기를 꿈꾼다. 영화 ‘국제시장’ 주인공처럼 흥남부두에서 미군군함에 실려 구사일생으로 거제도에 정착하게 된 그의 이력이 고스란히 작품에 담겼다.

오직 현장에 가서 풍경화를 그리는 화가로 알려진 이경성 작가와 세계 여행 중 만난 이들의 인상을 그린 노영애 작가의 작품 ‘그곳에는 즐거움’이 생생한 감동을 전한다.

청주대성여상 교사로 10년간 재직한 정찬경의 회화는 구상과 추상이라는 두 축의 방향을 융합시키는 노력으로부터 시작된다. 그의 그림에는 고향의 포구, 바다도 등장하고 도기 또는 사람들과 작은 색면으로 처리된 화면의 컨디션으로 구상과 추상을 동시에 보는 듯하다.

그림에 일관되게 신앙심을 나타낸 민정숙은 ‘베르린 로호갤러리’에서 개인전을 할 만큼 왕성한 활동을 보인다. 공간 구성에 짙은 관심을 보인 화면을 창출하며 유화 외에도 오브제 사용을 주저하지 않는다.

임명택 작가의 청색추상은 하늘이나 바다 등 사람들에 각인된 청색에 관해 잠재된 것을 자극해 일깨우는데 그 내용이 자극적이거나 거칠지 않다. 물감번지기, 칠하기, 다듬기를 통해 형성된 그림을 들여다보면 작가가 들여다본 그 화면의 세계를 읽을 수 있다.

미술관 관계자는 “1960년대 중반 한국화단은 구상과 추상의 논쟁이 극심했던 시기”라며 “그 시간을 온전히 견뎌내며 50년간 다양한 방향의 작품을 내 놓은 화가들의 작품에서 깊이가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문의=☏043-236-6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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