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논설위원 / 미원중학교 수석교사)

김은숙(논설위원 / 미원중학교 수석교사)

 새로움이 새로움으로 남아있기 어렵게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해가는 오늘날, 그 속도감이나 풍요로움에 비례해 여유는 없어지고 점점 더 척박하게 느껴지는 현대사회에서 마음 따뜻하게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무엇인 필요할까? 어떤 마음으로 사람과 세상을 대하며 어떤 품성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하느냐가 한 사람의 행복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초·중·고등학교에서의 교육의 책무성이 새삼 무겁게 느껴진다. 한 사람의 기나긴 삶에서 청소년기에 어떤 가치관과 품성과 소양을 형성했느냐가 긴 인생의 행복지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말이다.
 나는 평소에 학교는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라고 말하며, 같은 논리로 학생은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라고 학생들에게 말하고 있다. 나의 이런 말 속에는 학교가 진정 학생들이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겨있으며, 학생들이 행복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미래 인재에게 필요한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는 생각도 담겨있다. 이것은 내 개인적인 생각이라기보다 시대의 흐름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혁신학교 운영이나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교육정책 중 하나인 자유학기제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2010년 OECD보고서는 미래 인재에게 요구되는 핵심역량으로 ‘지적도구의 사용능력’ ‘의사소통과 협력능력’ ‘자율적 행동능력과 창의적 능력’을 꼽았다. 지식을 얼마나 습득했느냐보다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며, 이질적 집단과도 의사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능력,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능력이 중시되는 이런 변화의 흐름은 마땅하고 바람직하다.
 학교교육의 방향도 이러한 시대의 흐름과 요구가 반영되는 것은 당연하며, 교육활동의 중심인 교수학습방법 또한 미래인재 핵심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그 수업개선의 방향으로 충청북도교육청에서도 배움 중심 수업의 실현을 강조하고 있고, 학습자의 자율적 참여와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신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배움 중심의 수업이 학교현장에서는 지속적으로 연구, 실천되고 있다.
 배움 중심의 수업으로 나는 토의·토론학습, 조사 및 발표학습 등 다양한 형태의 운영이 가능한 모둠별 협동학습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몇 년 간의 경험으로 나는 협동학습 예찬자가 되었는데, 그 이유는 학습효율성 때문이 아니다. 학습자 간 서로 관심을 갖고 이해하며 의사소통능력을 증진할 수 있는 협동학습은 서로 도우며 배우는 활동을 통해 협업능력도 저절로 길러지고 관계성 증진 및 인성함양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흔히 학교를 지식을 연마하는 곳이라고 하던 때가 있었다. 어찌 지식 연마뿐이랴. 학생들이 우리사회에 필요한 창의적 인재로 성장하고 행복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학교에서는 부지런히 다채로운 교육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년 전 속리산중학교에 근무할 때였다. 교육청에서 공모하는 인성교육실천 교과동아리에 우리학교 선생님들이 함께 응모하는데 동아리명칭을 ‘감·지·덕·지(感·知·德·志)’로 하자고 내가 제안했다. ‘감·지·덕·지(感·知·德·志)’는 ‘감성·지성·덕성(품성)·의지(진로목표)’의 조화로운 신장을 통해 전인교육을 지향하자는 의미를 담은 것인데, 이후 다양한 교육활동을 추진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네 가지의 성장을 고려했다.
 ‘감성·지성·덕성·의지’의 조화로운 신장을 위한 노력이 특정한 학교, 특정한 시기에만 이루어지는 것이랴. 아름다운 감성과 창의지성 신장, 따뜻한 품성과 협업능력의 함양, 실천중심의 인성교육,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세계시민교육, 자기이해와 자존감을 바탕으로 행복한 삶의 문을 여는 진로교육 등 대부분의 학교에서 추진하고 있는 의미있는 교육활동이 모두 ‘감·지·덕·지(感·知·德·志)’의 함양일 것이니, 오늘도 학교현장에서는 감·지·덕·지(感·知·德·志) 교육하며 우리 학생들이 창의적 미래인재로서 행복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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