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백수 '백수를 위하여'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이벤트 일은 계획했다가도 순간적으로 바뀌게 될 때가 있다. 그때 잘 대처하는 사람은 살아남는다. (중략) 지금 이 시간 스펙 때문에 고민하는 젊은이들이 있다면 스펙에 너무 연연하지 마라. 스펙은 누구나 한가지씩은 가지고 있는 화려한 포장일 뿐이다. 만약 스펙을 쌓으려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직접 현장에서 경험하는 실용적인 스펙을 쌓아라. 사회는 대학에서 만든 이론적인 스펙보다 경험에서 얻은 스펙을 인정한다. (본문 중에서)

꿈을 잃어버린 백수들에게 백수가 부르는 희망가, ‘백수를 위하여’가 출간됐다.
충북 레크리에이션의 대명사 신백수(51·㈜신백수컴퍼니 대표)씨가 쓴 이 책은 그럴싸한 배경도 많은 돈도 없는 한 청춘이 단지 도전 정신만으로 삶과 맞서 온 30년의 기록을 담아 냈다. 50년 전 청주시 남일면의 한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그가 대학교 3학년 때 충북 최초로 레크리에이션 사업자 등록을 내고 자신의 이름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투박하고 성글지만 솔직하고 담백한 글이 독자에게 진실성있게 다가온다. 책 속에 담긴 특유의 유머와 패기만만한 자신감, 긍정의 에너지는 전염성이 크다.
자기 자신에 대한 굳은 믿음과 마음먹으면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력은 현재의 그를 이루는 밑거름이 됐다. 무모한 자신감만 가득했던 학창시절, 집까지 40리 길을 걸어 다닐 수 없어 학원 사무실에서 먹고 자며 웅변을 배웠다. 쌀 한 말, 냄비 하나, 밥그릇 두 개가 살림의 전부였던 시절. 학원 수강료를 제때 내지 못해 청소 등 온갖 궂은일을 했고, 겨울이면 추위에 떨며 밤을 지샜다.
스물 세살의 나이에 미래기획 레크리에이션연구소를 차렸고, 충북 최초로 레크리에이션 사업자등록을 냈다. 거미줄투성이에 악취가 진동하는 초라한 사무실이었지만 아방궁이 부럽지 않았다. 행사 의뢰가 오면 무조건 출동했고, 무보수로 일하기도 다반사였다. 이사한 건물에서 비가 새 밤잠 설쳐가며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을 망가뜨리기도 했고, 서태지와 아이들을 초청해 공연을 했지만 남는 돈은 고사하고 투자한 돈까지 고스란히 날리기도 했지만 결코 좌절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배움의 기회로 삼았다. 친구의 약혼식을 다녀오다 당한 교통사고는 그에게 위기가 아닌 삶의 전환점이 됐다. 죽음을 이겨낸 그는 레크리에이션을 평생 직업으로 삼고자 다짐하게 된다.
30여년 간 레크리에이션과 이벤트라는 한 우물을 파온 신씨는 현재 신백수컴퍼니를 운영하면서 청주대 겸임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다. 충북도웅변협회장, (사)한국이벤트협회중앙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씨는 “대학 강단에도 서게 됐고,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꿈꿨던 사옥도 갖게 됐다”며 “이 모든 일은 그저 꿈만 꾼 것이 아니라 목표를 세워 실천으로 옮긴 결과였다”고 밝혔다.
이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분명 반전이 찾아온다. 이 책은 특별한 사람의 자랑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의 고백일 뿐”이라며 “내 소박한 소망은 평생 현역, 영원한 문화기획자 신백수로 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마실. 339쪽. 1만5000원.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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