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목적, 취향 외면 근시안적 정책 한계

볼거리·먹을거리·놀거리·살거리 부족
의료관광객 유치도 16개 시도중 꼴찌
외국인 신용카드 지출액도 최하위
 

(동양일보 김동진기자)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충북지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전국 최하위 수준이어서 근시안적 관광정책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2년 1217만명에서 지난해 1400만명을 돌파,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를 1500만명으로 설정한 데 이어 2017년에는 2000만명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으나, 충북지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문체부의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방문지역은 서울이 80.9%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경기 17.9%, 제주 16.7%, 경상지역 15.6%로 그 뒤를 잇고 있으며 강원지역은 9.2%, 인천지역은 7.8% 등으로 밀려났다.
충북을 포함한 충청지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4.0%에 불과, 3.8%에 그친 전라지역과 함께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서울지역의 경우 2009년 77.4%에서 2010년 80.3%, 2012년 82.5%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충청권은 2009년 6.3%에서 2011년 5.1%, 2012년 4.1%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충청지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절반이 넘는 52.6%가 대전지역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충북지역의 경우 한 자릿수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단양이 7.5%. 청주 3.6%, 진천 1.6%, 수안보 1.0%, 제천 0.7%, 충주 0.6%, 음성과 보은은 0.1%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외국인 관광객들의 지출 규모도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분석됐다.
한국문화정보센터와 신한카드가 공동으로 2012~2013년 외국인 관광객 신용카드 지출액을 분석한 결과, 서울지역의 경우 3조4377억원에서 4조127억원으로 16.7%의 증가세를 기록하며 전체의 70.2%를 차지했다.
반면 충북지역의 경우 2012년 168억원에서 2013년 175억원으로 소폭의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전체 지출액의 0.3%에 불과했다.
의료관광 분야에서도 충북지역은 전국 꼴찌로 조사됐다.
2013년 한 해 동안 한국을 찾은 외국인 의료관광객 가운데 63.2%가 서울지역을 찾았으며 경기도가 12.2%로 그 뒤를 이었다.
이와 달리 충북지역을 찾은 외국인 의료관광객은 전체 관광객 가운데 고작 0.4%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들이 충북지역을 외면하는 이유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광목적이나 취향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기존 관광자원을 앞세운 근시안적 관광정책의 한계성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문체부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광목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61%가 쇼핑을 꼽았으며 역사·문화·유적 체험은 17.7%, 문화체험은 14.8%에 그쳤다.
주요 쇼핑 품목을 살펴보면 향수와 화장품이 전체의 44.9%를 차지했으며 이어 식료품이 38.3%, 의류 35.1%로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쇼핑 시설이 크게 부족한 반면 기존 역사·문화·유적이나 문화체험에 비중을 두고 있는 충북지역의 단편적인 관광정책으로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기 어렵다.
또 충북지역의 의료 관광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데다, 자치단체를 비롯해 병의원들의 의료 관광 홍보정책도 미흡해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 실적이 부진하다는 지적이다.
관관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늘리기 위해선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광 목적이나 취향을 면밀히 파악,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충북지역의 경우 이같은 시설이 부족한 데다 자치단체 등의 관광정책도 외국인 관광객들의 욕구를 충족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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