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사람 - 손병관 청주의료원 원장

 

(동양일보 신홍경 기자) “치료과정에서 환자가 추억에 얽힌, 사연이 있는 노래를 틀어주면 기분이 좋아지는 호르몬이 분출돼 상태가 호전되는 반응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의 삶 속에 깃든 음악이 위로를 줄 수 있는 치료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중-고, 서울대 의학과를 졸업하고 첫 인턴생활을 했던 곳이 청주의료원이라며 남다른 애착이 있다는 손병관 원장(66·사진)을 만났다.

그는 포괄간호서비스로 요양간병인 비용을 건강보험 급여대상에 포함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간병비용 부담을 호소해온 환자들에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말기암·시한부환자들에게 생명윤리를 앞세워 죽음 끝까지 응급실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는 것 보다는 생명의 존엄과 편안한 임종을 위한 ‘호스피스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청주의료원이 이렇게까지 성장한 것은 전 원장과 직원들의 노력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며 “그 명성을 이어가려 직원들에게 친절을 최우선으로 강조하고 양질의 혜택을 받으며 집처럼 생각하는 포근한 병원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손 원장이 이렇게 환자들에게 애정이 깊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는 40년째 의사생활을 하고 있는 소아과 전문의로 어린 환자들이 병원에 내원해 치료를 받은 후 건강한 모습으로 자신을 찾아와 인사를 할 때면 그 뿌듯함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의사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의사는 ‘건강을 되찾아주는 의미 있는 직업’이라고 표현한 손 원장은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던 아버지는 제가 의사가 되길 바랐고 그래서 초등학교 때부터 의사가 저의 숙명이다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했다”고 했다. 물론 “의사생활을 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죠. 그렇지만 후회하거나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후회할 시간, 여유조차 없었기에 그냥 앞 만보고 달려왔습니다.”

그는 음악을 치료에 접목하면 환자들에게 행복한 호르몬이 분비돼 도움이 된다며 음악에도 깊은 의미를 두었다. 2010년 경인방송 <손병관 교수의 음악여행> DJ를 맡아 6개월간 활동하면서 음악에 얽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환자들과 소통했다. 그에게 음악은 “우리의 마음을 활짝 열고,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그래서 사람다운 사람들을 만들고, 그런 사람들의 동네를 만든다. 그것이 결론이다”라고 표현했다.

“처음 DJ를 시작했을 때 첫 음악은 이미자의 ‘동백아가씨’였어요. 외부 병원에서는 음악치료를 할 때 오페라나 정적인 음악을 틀어놓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저는 꼭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학생시절 시골에 살았기 때문에 걸어서 통학을 해야 했는데 그게 너무 힘들었어요. 근데 어디선가 ‘동백아가씨’ 노래가 흘러나왔고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면서 걷는 게 하나도 힘들지가 않았어요. 전 여기서 모티브를 얻었고 환자의 추억속의 노래로 음악방송을 진행하면서 저 또한 제 마음을 치료한 것 같아요.”

손 원장은 청주의료원의 목표로 지방의료원의 한계를 뛰어 넘겠다는 것으로 정했다. 이어 생활여건이 좋지 않은 어려운 환자들에게도 희망이 되는 의료원, 편히 건강을 되찾아 갈 수 있는 의료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또 그는 아직은 여유가 없어 진료에 참여하지는 못 하지만 소아환자들에게 재능기부를 하기 위해 진료실을 신설할 계획이라며 건강이 허락할 때 까지 환자들 곁에 있겠다고 말했다.

청주의료원은 지난 해 12월 18일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14 지역거점공공병원 운영평가’ 결과 최우수등급(A등급)을 받아 1회 ‘공공의료 포럼’에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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