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래수(편집국 부장 / 내포지역담당)

정래수(편집국 부장)

충남에서 구제역이 다시 발생했다. 예년 같으면 종식을 선언할 시기에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29일 충남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홍성군 장곡면의 한 돼지 사육농장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이 농장에서는 돼지 1200마리를 키우고 있는 가운데 비육돈 20마리가 제대로 걷지 못하고, 2마리에서는 물집이 발견됐다. 정밀검사 결과 이들 돼지는 구제역으로 확진됐다. 앞서 전날 오전 천안시 목천읍의 한우농가에서 접수된 의심신고도 구제역으로 확진됐다.
구제역은 주로 겨울철에 일어나는 바이러스성 가축 질환이라는 점에서 최근 초여름 날씨 발병은 놀랍다. 4월말에 충남에서 구제역이 발생하기는 처음이다. 그간 구제역은 겨울에 집중적으로 일어난 뒤 날씨가 풀리면 사라졌다. 따라서 이번 발생을 계기로 지금까지의 구제역 방역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구제역의 발생과 확산을 막는 데는 백신 접종이 최선의 방법으로 꼽혀왔다. 실제로 2011년의 구제역 악몽 이후 충남도는 예방접종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최근엔 긴장이 풀린 탓인지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예방접종이 갈수록 줄어왔다고 한다. 다시 한 번 더욱 광범한 백신 접종에 착수하고, 수급 불균형에 대비해 백신의 수요·공급을 관리하는 체계도 상시 가동해야 할 것이다.
초여름 날씨에 구제역의 발병이 확인된 만큼 이제부터는 계절에 상관없이 사철 대비태세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 충남도는 비상체제를 다시 구축해 구제역의 확산 차단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는 한편 권역별 거점별 방역체계를 촘촘히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관련 바이러스가 어떤 유전자 변이를 거쳐 생존력과 전파력·독성이 강화됐는지도 면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 축산 농가 또한 경각심을 갖고 차단방역 기준을 철저히 준수해 구제역 종식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구제역이 종식될 때까지 조금만 더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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