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공공형어린이집 개방의 날 행사

“우헤헤헤” “푸하하하”

밝고 쾌활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교실 밖으로 넘쳐흘렀다. 퍼즐 맞추기와 블록 놀이, 그림 그리기 등 각자 자유놀이를 하며 깔깔대던 아이들. 동요 ‘모두 제자리’가 흘러나오자 “모두 제자리 모두 제자리 모두 모두 제자리-에…” 노래를 따라 부르며 리듬에 맞춰 각자의 자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드디어 즐거운 점심시간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 7일 ‘청주시공공형어린이집 개방의 날’ 행사가 처음으로 진행됐다. 이날 청주시에 위치한 공공형어린이집 40개소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재원 학부모들에게 어린이집 문을 활짝 열었다. 사전 신청한 학부모들은 이날 아이가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을 찾아 일일 배식 도우미로 참여했다.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등으로 어린이집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짐에 따라 부모와 어린이집 간의 신뢰성을 회복하고자 마련된 행사였다.

이날 청주시 내덕동에 위치한 청주 신나는 어린이집(원장 이인형)에는 강미영(42)·박주희(39)·민채윤(33)씨 등 세 명이 찾아왔다. 이날 일일 배식 도우미로 참여한 이들은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중간 중간 더 먹고 싶은 반찬이나 음식이 있는 유아에게 배식을 할 것’, ‘화장실에 가고 싶은 유아가 있을 경우 도움을 줄 것’, ‘잘 먹지 못하는 유아가 있으면 식사할 수 있도록 도울 것’ 등 유의사항을 교육 받았다. 박씨는 6세반인 딸기반을, 민씨와 강씨는 5세반인 포도반의 배식을 맡았다.

딸기반 어린이들은 자유 놀이에 한창이었다. 식사 시간이 시작되자 자리에 앉은 아이들은 ‘안경 도깨비’, ‘숲속의 아침’ 등 노래를 율동과 함께 부른 뒤 도시락 옆으로 가지런히 숟가락과 젓가락을 정리하고 손을 씻었다.

배식 도우미 엄마들은 ‘오늘의 도우미 친구’ 어린이들과 함께 식탁을 행주로 닦아 내고는 배식을 했다. 집게로 반찬을 집어 친구들의 식판에 덜어놓는 아이들의 모습이 제법 야무졌다. 바삭하고 쫄깃한 오징어채, 콩나물이 아삭하게 씹히는 돈육무침, 고소한 두부된장국이 입맛을 자극했다. 6세 어린이들은 숟가락과 젓가락도 능숙하게 사용하며 식사를 했다. 이인형 원장은 “화학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영양소를 고려한 식단을 활용해 저염식으로 바로 조리해 만든 음식들”이라고 귀띔했다.

“더 먹을 친구는 얘기하세요.”

선생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요”, “두부 많이 주세요.”, “오징어 맛있어요. 더 주세요.” 주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식판을 들고 국물까지 비워내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젓가락만 놀리며 깨작대는 아이들도 있었다. 식사를 일찍 마친 친구들은 양치질을 하러 갔고, 일부는 자유 놀이를 시작했다. 밥을 많이 먹어서 키가 커졌다며 서로 키를 재보기도 했다. 밥을 늦게 먹는 아이들에게 밥을 떠먹여 주고 식판을 정리한 뒤 식탁을 닦고 나서야 배식 도우미 엄마들의 점심시간이 마무리됐다.

이날 배식 도우미로 참여한 지율이 엄마 박주희씨는 “그동안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 놓고 선생님께서 우리 아이를 한 번만 더 봐주셨으면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엄마의 욕심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선생님들의 노고를 알게 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개방의 날’ 행사를 주관한 청주시공공형어린이집협의회는 이날을 시작으로 매월 7일마다 꾸준히 행사를 열 예정이다. △6월 등하원 지도 도우미(차량 도우미) △7월 교구 제작 및 환경 정리 및 청소도우미 △8월 재능기부참여(동화책읽기, 직업소개, 요리활동, 색종이 접기, 미술활동, 풍선아트 등) 등의 내용으로 진행되며, 이후에도 매월 7일마다 현장학습, 견학, 소풍 등 주제를 달리해 개최할 계획이다.

이인형 원장은 “어린이집의 행복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느끼고, 교사들이 사랑으로 지도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이 행사를 마련했다”며 “원을 오픈함으로서 부모님들이 자연스럽게 교육 현장에 참여해 부족한 점을 함께 채워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조아라·사진/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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