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4월 임시국회에서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가 불발된 이후 처음으로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며 여론전에 직접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을 안 하고 빚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외면하면서 국민한테 세금을 걷으려고 하면 너무나 염치없는 일"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즉, 공무원연금개혁은 연금재정 적자 해소를 위한 '빚줄이기' 노력이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강조해온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는 방안은 국민에게 세금부담을 지우는 '혈세부과론'이라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은 별도의 재정투입 없이는 보험료 인상으로 연결되는 만큼 세금부과와 다를 바 없다는 논리 체계인 셈이다. 이는 청와대가 최근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할 경우 세금폭탄은 무려 1천702조원이나 된다"면서 밝힌 세금폭탄론의 연장선상에 있는 논리로 풀이된다.

이는 공무원연금개혁의 당위성과 국민연금 논의의 문제점을 국가재정과 세금부과라는 관점에서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내고, 대(對)국민 여론전을 바탕으로 야당을 강하게 압박해 나가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공무원 연금개혁 처리 지연에 대해 "국민부담과 나라 살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그것은 결국 국민의 허리를 휘게 하는 일", "미래세대에 빚더미를 물려주는 일"이라고 규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개혁 처리의 시급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하…, 이것만 생각하면 한숨이 나와요"라고 말한 뒤 한 10초 정도 침묵했다가 그동안 청와대가 강조해온 '선(先) 공무원연금개혁 처리, 후(後) 국민연금 논의' 원칙을 직접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공무원연금개혁을 마무리하는 것이 급선무이고 국민연금과 관련된 사항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사회적 논의를 통해 신중히 결정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번에 (공무원연금개혁을) 해내지 못하면 시한폭탄이 터질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라고 '위기 상황'임을 부각하면서 공무원연금개혁이 5월 국회에서 우선 처리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연금 문제에 대해선 '신중 결정'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국민에게 세금을 걷는 일이므로 먼저 그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게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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