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규 보은경찰서 생활안전계장

 

인구의 노령화 추세에 따라 우리 보은지역만 해도 전체 주민의 30%정도가 65세 이상의 노인일 정도로 노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휴대폰 및 컴퓨터 등 통신기술의 발달로 대부분의 국민들이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통해 정보검색도 하고 인터넷 뱅킹, 홈쇼핑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많은 수의 노인분들은 구형 휴대폰을 계속 사용하고 있고 변화하는 신종 범죄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하지 못해 보이스피싱 등의 피해를 입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특화된 치안서비스가 필요하다. 보은경찰서에서는 3월 6일부터 ‘울타리치안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울타리치안서비스란 경찰관이 지역의 외로운 노인분들의 장남·장녀역할을 대신하고 부모와 자식간에 가교(架橋)역할을 함으로써 경찰과 지역주민과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하여 주민의 경찰에 대한 치안만족도를 높이고자 하는 취지이다.

긴급상황이 발생한 경우 갑작스러운 일로 당황한 노인분들이 지구대·파출소 및 112전화번호를 쉽게 떠올릴 수 없다는 점에 착안하여 휴대폰상 ‘0’번을 지구대·파출소 전화번호 단축키로 설정하여 주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노인분들이 가족들의 안부가 궁금할때 경찰관이 카톡 등 SNS를 이용해 자녀나 손자·손녀의 사진을 받아 프린팅해서 전달하는 등 각종 치안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역주민을 직접 만나 교통사고 예방이나 보이스피싱 등 신종 범죄에 대한 홍보도 함께 한다.

어떤 이는 ‘경찰이 도둑만 잘 잡기만 하면 되지 그런 일은 경찰의 할 일이 아니라’고 말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순한 112순찰만으로는 주민이 만족하는 치안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보이스피싱 등 신종범죄 수법에 대한 대처, 교통사고 예방 및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아직도 경찰을 ‘무서운 순사’로 인식하고 있는 노인분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일종의 명분이나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이런 만남을 통해 노인 본인이나 마을부락에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여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고 경찰에 대한 요구사항을 청취하여 이를 치안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

이것은 이 분들이 경찰관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야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리 보은경찰서와 같은 농촌지역 경찰서에 정말 적합한 정책이라고 본다.

보은경찰이 주민을 내부모, 내형제를 대하듯 정성을 다하는 마음으로 울타리 치안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지역민의 치안만족을 넘어 치안감동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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