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홍 버스공제조합 충북지부 부지부장

전국 16개 지부 470여명 중 창립사원으로서 첫 정년…
교통사고 피해 현실화, 선진교통안전의식 확산 큰 기여
이웃 사랑실천 앞장…석·박사 학위취득 등 직장인 ‘본보기’
교통정책 개선 공로로 대통령·장관표창 등 다섯 차례 수상
퇴임 후 강단서 후학양성, 재능기부, 수필집 등 출간 예정

(동양일보 박재남기자) “한 직장에서 34년을 근무한 후 정년을 맞이함은 분명 커다란 명예이며 영광입니다. 윤태한 지부장님과 공제직원 그리고 충북도내 26개 조합원사인 버스업체 임직원분들의 많은 배려와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1982년 버스공제조합 창립사원으로서 전국의 16개 지부 470여명의 직원 중 처음으로 정년을 맞이하는 류근홍(60·청주시 사천동 동아1차아파트 101동 801호·☏043-259-4222·법학박사) 버스공제조합 충북지부 부지부장. 그는 공제 창립사원으로서 지금에 공제조합이 있기까지 누구보다 반평생을 열심히 일해 온 정든 직장을 버스업계의 많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20일자로 떠난다.
교통사고 피해자들에 대한 최상의 보상서비스와 운전기사들에 대한 교통안전의식 교육을 통한 선진교통안전의식 확산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재직 중 업무관련 공부를 계속해 교통행정학 석사와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 청주대와 충주대 등 강의를 통해 후배양성에 기여해 왔다.
교통안전과 손해배상 전문가로서 관련 정책 개선안을 정부에 제시해 다수가 교통정책에 채택·반영되는 등 비합리적 제도개선에 앞장섰다.
류 부지부장은 이 같은 공로로 지난 1997년과 2007년 두 번의 대통령표창과 세 번의 장관표창 그리고 청주시장·검사장 표창 등을 수상했다.
‘외유내강’(外柔內剛). 류 부지부장을 두고 주위에서 자주 회자됐던 말이다.
부드러운 미소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지만 그의 삶 속을 들여다보면 위의 예에서 보듯 대단히 강한 의지의 소유자로 공사구분과 원칙과 남다른 책임감을 지녔음을 알 수 있다.
자신에게는 엄격한 잣대로 쉼 없이 달려왔지만 남의 아픔을 본인의 아픔으로 여겨왔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남모르게 20여년 간이나 봉사로 사랑을 베풀어 왔다.
지난 1992년부터 관련 재단을 통해 소년가장과 자매결연을 한 후 지금껏 월 일정액을 후원금으로 내 놓고 있다. 또 교통장애인협회를 통해 교통장애인 가족들에게 정신적 재정적 뒷받침을 해왔다. 시간이 날 때마다 가족들과 소년소녀 가정이나 영세가정을 찾아 봉사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그 아픔에 대해 얼마나 같이 아파할 수 있었나를 생각해보면 여전히 부끄럽습니다.”
류 부지부장은 퇴직 후 더 바쁜 나날을 보낼 예정이다.
우선 충북의 교통전문가들로 구성된 ‘충북교통문화포럼’의 공동대표를 맞아 지역의 교통관련 제도적, 정책적, 시설적 문제점을 개선하는 사회활동에 전념할 계획이다.
“전공 분야인 교통문제에 관심을 갖고 그간의 교통 노하우를 재능기부해 우리지역사회의 교통발전에 작은 보탬이라도 됐으면 합니다.”
올해 9월 2학기부터는 충남의 전문대학에 강의가 예정돼 있으며, 올해 말 수필집 등을 발간할 계획을 갖고 정리 중에 있다.
“우선 수필형태로 그동안 제가 업무적으로 만나 보상처리를 하면서 기록한 피해자분들의 속사정과 교통사고로 인한 어려움·애환 등을 정리 해보고자 하며 또한 지난 5년 간 전국의 약 200여 마애불상을 직접 찾아 자료를 정리한 마애불상관련 책을 2016년 출간할 예정입니다.”
그는 퇴직에 대해 “아쉬움보다 직장인으로서 참으로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모두에게 감사할 뿐”이라며 “그동안 제가 모르는 제 무례함이나 업무적 편견으로 인해 혹여 많은 분들이 마음에 상처나 심리적 부담을 받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보며 혹 그러한 분들이 계시면 너그러이 용서해 줬으면 한다”고 겸손해 했다.
류 부지부장은 후배들에게 “공제조합은 교통사고 손해배상 업무가 주 업무이고, 교통사고라는 감정과 이해관계적 복합업무이다 보니 의외로 어려움이 많다”며 “보상업무는 헌신적 봉사 자세가 선행돼야 하고 피해자에 대한 봉사적 배려의 자세가 매우 필요한 만큼 더 노력하고 화합하며 시민의 교통안전과 피해보상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속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자발적인 법질서 준수 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운전자 각 개인이 자신을 위해 또 사회 구성원으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차량 운전시 교통안전에 대해 한 번만 더 생각해 달라”고 덧붙였다.
가족으로 중등교사로 있다 얼마 전 명퇴한 부인 이연숙(60)씨와 초등교사인 장녀, 1남이 있다.
<글·박재남/사진·김수연>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