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영(논설위원 / 영동대 교수)

백기영(논설위원 / 영동대 교수)

과학산업도시 육성을 위한 국제간, 도시간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존 산업도시에 과학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미래 융합기술을 도입하여 세계적 수준의 과학산업 허브를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 과학산업도시 육성이 미래 도시의 비전이기 때문이다.
지난 40년간 우리나라는 기술모방전략으로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이루어 왔으나, 기초산업 역량부족으로 성장한계에 직면하지 않았냐는 우려가 있다. 산업기술의 발전과 경제성장은 이루어졌으나, 기초과학과 고도 산업 원천역량이 미약하여 해외 의존도가 크고, 잠재적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국가 연구개발투자의 확대로 과학기술의 외형적 성과는 크게 증가하였으나, 창조적 기초과학 역량수준은 선진국과 질적 격차가 여전히 크게 존재하고 있다. 우리 대덕연구단지의 경우 연구개발 허브로서 원천기술 개발과 지식의 공급자, 벤처창업의 집적지로서 상당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반면에 연구성과의 상업화 및 글로벌 개방성을 갖춘 과학산업도시로 성장하는데 한계를 보인 것이 사실이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시대에 성장한 많은 산업도시들이 과학과 산업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창조형 도시발전 모델을 추진해야 한다. 선진국들은 예외없이 국가경쟁력 강화 및 지식기반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맞게 새로운 국가발전 전략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국가 중장기 과학기술 전략을 수립하여 기초연구 투자 예산의 대폭적인 확대와 고급두뇌 확보 경쟁을 전개한다. 첨단 연구성과를 곧바로 사업화로 연계시키기 위해 연구기관과 산업클러스터를 결합한 과학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형 과학산업도시는 미래사회 패러다임의 변화에 기반한다. 미래사회는 산업화, 정보화를 거쳐 수직적 사회에서 수평적 네트워크 체제로 진화하고 있다. 기능분화에서 기능통합의 산업구조 및 도시구조로 변화한다. 용도와 기능의 혼합을 통한 직주근접의 도시구조 및 도시토지이용를 지향한다. 산업별 융복합적 산업구조를 적극 도입하며, 집중형 과학연구단지에서 통합형 과학도시로의 변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연구시설, 생산시설, 인큐베이터 등 필수 기능집중 형태의 과학연구단지였다면, 이제는 대학, 기업, 연구시설, 생산시설, 정주환경 인큐베이터, 모험자본 및 비즈니스 등 필수기능과 지원기능이 통합된 과학산업도시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선진적 미래 과학산업도시를 육성해온 선진 외국의 사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인가?
발전된 과학산업도시들은 공통적으로 공항, 항만 등의 편리한 접근성을 확보하여 국제적 산업거점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지식과 정보의 네트워크화도 적극 활성화하고 있다.
자연친화적 개발과 다양한 문화 환경이 조성되어 종사자의 업무 만족도 및 효율성을 높이는 도시환경을 만들어져 있다. 도시환경의 쾌적성을 통해 매력있는 도시환경을 갖춤으로써 지역에 정주하고자 하는 많은 기술자를 정착시키고 있다. 글로벌 차원의 인재들이 모여서 생활하면서 지식 공유할 수 있는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으며, 교육, 레져 및 스포츠활동을 위한 사회 문화적 기반이 잘 갖추어져 있다.
중앙과 지방 정부의 절대적 지원과 특화분야의 연구·생산·지원기능이 집적되도록 정책도 중요했다. 국가 및 지방정부의 과감한 장기적 투자는 입주기업 직원에 대한 다양한 인센티브 부여 등 적극적인 기업유치방안도 필요하다. 대학, 정부, 지역 기업 등 각 주체간의 긴밀한 협력과 추진력은 기술개발과 연구소의 유치를 가능하게 하였으며, 이후 기업들의 유치를 촉진하는 기반을 마련하기도 한다. 거점대학의 협력을 통해 대학도 많은 학술적ㆍ기술적ㆍ재정적 이익을 공유하게 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국제적인 과학산업도시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과학산업화 성장동력을 창조형 도시발전 의 핵심수단으로 마련해 가야한다. 융복합 산업비즈니스 모델을 적극적으로 실험해야 하고, 글로벌 정주환경 조성을 통한 도시환경 구현에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새롭게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을 꿈꾸는 많은 도시들이 바라보아야할 방향인 것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