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기(편집국 부장 / 천안지역 담당)

최재기(편집국 부장 / 천안지역 담당)

최근 음주 운전자를 노리는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음주 운전자를 대상으로 고의 교통사고를 낸 후 합의금과 보험금을 챙겨오던 사기단이 돈 배분 문제를 놓고 싸움을 벌이다 동료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청주사건은 가히 충격적이다. 퀵서비스 일을 하며 친해졌던 이들은 음주운전 차량을 상대로 사고를 낸 뒤 합의금을 받아 챙기는 사기행각을 벌였다. 하지만 돈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일행은 동료를 살해하고, 강원도의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한다. 천안서북경찰서도 최근 천안과 아산, 청주 등에서 음주 운전자를 상대로 고의 사고를 내고 보험금과 합의금을 갈취한 상습공갈단이 무더기로 적발했다. 이들은 술집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음주 운전자를 발견하면 뒤따라가 고의로 사고를 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음주운전의 약점을 이용해 1억1000여만원의 합의금을 뜯어내고, 3500만원의 보험금을 타 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보험사기는 보험사들의 손해율을 높이고, 경영난을 불러올 수 있다.  여기에 `나이롱환자'까지 합치면 보험금의 누수금액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보험사기와 가짜환자로 추정되는 부재환자에게 과다 지급된 보험료만 연간 15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보험금을 축내는 보험사기와 나이롱환자는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나이롱환자는 `한 몫'을 노리는 운전자와 돈벌이에 눈이 먼 병원의 합작품일 것이다. 우리 사회에 접촉 사고만 나도 일단 병원에 입원부터 해야겠다는 심리가 깔려있는 것도 사실이다. 교통사고자 10명 중 6명 이상은 병원으로 달려간다고 한다. 나이롱환자도 일종의 보험사기다. 워낙 만연해 있다 보니 범죄로 인식되지 않을 뿐이다. 가짜 환자를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도덕적 해이가 아닌 범죄 차원에서 엄중하게 다뤄야 한다. 병원과 환자의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식의 공생관계도 끊어야 한다. 우서 교통사고 환자가 돈이 되는 요양급여 체계부터 고쳐야 한다. 보험사들도 적자 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보험금 누수를 막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선진국의 보험사들은 자체적으로 사고 때 부상 정도에 대한 광범위한 자료를 보유해 나이롱환자를 가려낸다고 한다. 나이롱환자를 비롯한 보험사기는 보험업계와 의료계가 힘을 합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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