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배영수(34·한화 이글스)와 손민한(40·NC 다이노스)이 같은 날 승리투수가 됐다. 박명환(38·NC)은 최근 등판에서 승리를 챙겼다.

배영수는 22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케이티 위즈와 방문 경기에서 7⅓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시즌 2승(2패)째를 챙겼다.

손민한은 이날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6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 5승(3패)째를 거뒀다.

이에 앞서 박명환은 1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2010년 6월 23일 SK 와이번스전 이후 1천789일 만에 선발승을 거두는 드라마를 썼다.

10년 전에는 흔한 일이었다.

2005년 '선발 빅3'로 불리던 셋은 모두 두자릿수 승리(손민한 18승, 배영수·박명환 11승)를 거뒀다.

하지만 이후 3명이 동시에 10승 이상을 챙긴 적은 없다.

10년이 흘렀다. 이제 3명이 최근 등판에서 함께 승리를 거두는 건 '놀라운 일'이 됐다.

프로야구 올드팬은 3명의 투구를 보며 향수에 젖는다.

'선발 빅3'의 막내 배영수도 그렇다.

그는 "나는 그 형님들에 비해 한참 어리다"고 웃으면서도 "손민한, 박명환 선배와 선발 맞대결을 하면 정말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3명은 2000년대 초 '선발 빅3', '우완 트로이카' 등으로 불리며 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다.

하지만 2010년대에는 모두 고전했다.

수술과 재활로 힘겨워했던 배영수가 먼저 재기에 성공했다.

2006시즌 종료 뒤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그는 구속 저하에 힘겨워했다. 2009년 1승에 그친 뒤에는 은퇴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2012년 12승을 거두며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았고, 2013년에는 14승으로 다승왕까지 차지했다.

'빅3' 중 최고참 손만한이 뒤를 이었다. 손민한은 2009년 원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와 3년 총 27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계약 기간 3년 동안 6승만 거뒀다. 또한 프로야구선수협회 문제까지 불거졌다.

2011년 종료 후 롯데에서 방출당한 손민한은 다른 팀과 계약을 하려 했지만 동료 선수들의 거센 반대로 무산됐다.

사과문까지 돌린 끝에 2013년 NC에 입단한 손민한은 2013년 5승, 2014년 4승을 거뒀다. 올해는 벌써 5승을 채웠다. 특유의 노력한 경기 운영은 점점 빛을 발하고 있다.

박명환의 재기는 더 극적이다. 강속구 투수로 명성을 날리며 두산 베어스 에이스 역할을 하던 박명환은 2007년 FA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첫해 10승을 거두며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어깨 수술 등으로 고전했다.

2011년 시즌 후 방출당한 박명환은 소속 팀 없이 개인 훈련으로 재활했고 2013년 말 NC 공개 테스트에 응시해 합격했다.

그리고 멈췄던 승리 시계를 다시 돌렸다.

한국 프로야구 현역 투수 중 100승 이상을 채운 이는 5명뿐이다.

배영수가 126승으로 현역 최다승 투수에 올랐고, 손민한이 117승으로 뒤를 잇고 있다. 103승의 박명환은 삼성 마무리 임창용(109승)에 이은 4위다. 장원삼이 103승으로 박명환과 공동 4위다.

한국 프로야구사를 화려하게 장식한 베테랑 투수들이 재기에 성공하면서, 올해 한국 프로야구는 더 풍성해졌다.

이제 100승 투수의 맞대결도 펼쳐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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