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주정덕 청주산남노인복지센터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동양일보 신홍경 기자) “충북의 노인 자살률이 1위라고 합니다. 독거노인들은 외로움이 너무 크기 때문에 물질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정서적 지원이 더 필요합니다. 이 분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 주세요.”

8년째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일을 하며 노인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고, 행복한 기쁨을 주는 주정덕(52)씨.

그는 현재 청주의 독거노인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 독거노인들 중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주씨는 자살을 기도하던 독거노인 A씨(76)에게 삶의 희망을 주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북돋았다. 또 한글을 모르는 노인들에게 접근해 돈을 가로챈 사기를 친 파렴치범들을 직접 법정에 세우는 등 독거노인들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제도는 고령화시대로 접어든 2003년부터 시행됐다. 매주 1회 독거노인 가정방문, 주 2회 안부전화를 통해 말동무와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주고 외로움을 덜어주고 있다. 주 5일제로 월급은 60만원에 불과하다.

그는 “현재의 노인분들이 젊으셨을 때 고생을 많이 하셨기 때문에 지금의 젊은 세대가 많은 혜택을 누리면서 살고 있잖아요. 그런데 독거노인분들 중에는 가전제품이 없는 분들이 많아요. 젊었을 때 고생해서 몸이 아파 잘 움직이시지도 못 하시는데 손빨래를 하며 아직까지도 고생하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가슴이 먹먹해져요. 저는 그 감사함에 보답하고 싶어 독거노인 생활관리사가 되겠다고 다짐했어요. 막상 일을 해보니 정말 의미 있는 직업이란 생각이 들어요. 독거노인들이 저로 인해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덜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도와드리고 싶어요.”

주씨는 어려서부터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포기한 채 간호조무사 일을 시작했다. 하루하루 생활고에 시달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14년이라는 젊음의 세월을 바쳤다.

하지만 간호조무사 일을 하면서 노인들의 애로사항을 알게 됐고, 특히 외로움을 겪는 독거노인들에게 관심이. 결혼을 하고 자녀들을 낳고 나서부터는 이 일을 하고픈 마음이 더욱 커졌다.

주씨는 “지난해에는 한 독거노인분이 전세아파트 집 주인의 부도로 전세금을 못 받게 됐다며 눈물을 흘리시며 찾아왔어요. 너무 마음이 아파 몇 달을 찾아다닌 끝에 아파트 주인을 찾았고 법정에 세워 전세금을 받아낼 수 있었어요. 이럴 때 너무 뿌듯하고 보람을 느껴요. 물론 힘들 때도 있지만 (독거노인 돌보는 것을)멈출 수가 없어요.” 그는 후원금을 모아 전자제품이 없는 독거노인 가정에 전달해주고 있으며 돈이 없어 미용실에 가지 못하는 노인들을 위해 미용사들을 찾아가 협찬을 부탁하며 미용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주씨는 “독거노인들은 배곯고 가난한 시대를 살아오면서 대한민국의 번영을 가져오는데 성장동력으로 이바지했던 세대”라며 “하지만 상당수의 독거노인이 끼니조차 거르고 있어 사회적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효율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를 시간이나 때우려고 하거나 가사에 도움이 될까 시작하는 사람들은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돈을 벌기 보다는 독거노인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기위한 마음가짐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독거노인들에게 삶의 즐거움을 선사해 행복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꿈을 펴기 위해 정년인 60세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향후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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