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 재능기부 독주회

 

(동양일보 김재옥 기자)장유진은 자신의 고향이자 이어령이 명예위원장으로 있는 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에서 재능기부 콘서트를 하고 후배들을 위한 재능기부 아카데미에 흔쾌히 참여키로 했다. 콘서트는 29일 오후 7시 청주아트홀에서, 아카데미는 29일 오전 11시 충북예고에서 한다. 장씨가 재능기부 독주회를 여는 것은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으니 고향사람들에게 보은의 인사를 올리는 것이 도리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름하여 ‘홈커밍데이’를 여는 것이다.

이번 공연은 이어령 동아시아문화도시청주 명예위원장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KBS 열린음악회에 초등학교 5학년의 어린 소녀가 무대에 올랐다. 작고 가녀린 소녀는 떨리는 기색 하나 없이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기쁨’을 연주했다. 객석을 가득 메운 방청객은 숨을 죽였고, 공연이 끝나기가 무섭게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초대 문화부장관을 지낸 이어령은 자택에서 열린음악회를 시청하다 소녀의 연주솜씨에 깜짝 놀랐다. 사라 장을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가 될 수 있다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장씨 가족과 만난 이어령은 그의 부모에게 “음악적 재능이 뛰어날 뿐 아니라 무대와 객석을 넘나드는 선율에 예술의 심미성까지 갖고 있으니 제대로 키우면 좋겠다”며 세계에서 가장 좋은 바이올린을 후원하겠다고 했다.

장씨의 가족은 깜짝 놀랐다. 그저 딸이 열심히 바이올린을 즐기고 다른 또래들보다 잘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던 부모는 가정 형편이 여의치 않아 제대로 뒷바라지를 하지 못했지만 이어령의 제안을 받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아이를 위해 동화책을 주면 고맙게 받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당시 장씨의 아버지는 한국전력공사의 말단 직원이었다.

이어령은 장씨를 위해 동화책을 한 보따리 보내주었다. 그리고 좋은 음악은 좋은 악기와 좋은 스승, 그리고 좋은 재능과 끝없는 노력의 산물이라며 기업의 후원을 통해 바이올린을 전달했다.

장씨는 대성여중을 졸업한 뒤 2006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최연소 입학했다. 한예종은 이어령이 초대 문화부장관 재직시 직접 제안해 만든 예술인재 양성 기관이다.

장씨는 한예종을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하며 지구촌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장유진, 비올리스트 이한나, 첼리스트 심준호 4명으로 구성된 칼라치 현악 4중주단을 만들었다. 이들 모두 한국을 대표하는 클래식의 유망주이자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젊은이들이다.

동아시아문화도시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이어령 명예위원장과 장유진 양의 14년 전 인연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사람과 문화, 예술과 감동의 가치를 만들었으며 청주를 동아시아문화도시로 발전하는 디딤돌 역할을 하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청주출신 문화예술인들을 초청해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문화공감, 문화나눔의 가치를 확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유진은 2001년 10월 만 11세의 나이로 금호문화재단의 영재 콘서트 무대에서 첫 독주회를 가진 이래 중학교 졸업 후 2006년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최연소로 수석 입학하여 김남윤 교수를 사사하며 토종 교육을 받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다.

문의=☏043-219-1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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