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혈압이 높은 사람이 매일 잊지 말고 복용해야 하는 혈압약 대신 백신을 맞고 반년 동안 이러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어떨까?

일본 오사카 대학의 나카가미 히로노리 교수는 혈압강하 효과가 최장 6개월 지속되는 혈압강하 DNA백신을 개발, 쥐 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됐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26일 보도했다.

이 백신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이 올라가게 하는 호르몬인 안지오텐신-2를 억제하는 항체를 만들어 혈압을 내리게 한다고 나카가미 교수는 설명했다.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경구용 혈압강하제 가운데는 같은 호르몬을 억제하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억제제가 있는데 이 백신은 이 경구 혈압약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

이 백신을 고혈압 모델 쥐에 2주 간격으로 3번 맞히자 혈압이 떨어지고 그 효과가 최장 6개월 안정적으로 지속됐다.

그뿐만 아니라 고혈압과 관련된 혈관과 심장 조직 손상도 줄어들었다. 신장, 간 같은 다른 장기가 손상되는 부작용은 없었다.

그러나 이 백신이 사람에게도 똑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앞으로 2~3년 안에 시작될 예정인 임상시험 결과를 봐야 한다.

또 혈압강하 백신이 기존의 경구 혈압약보다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을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사람의 경우 이 백신의 효과가 지속되려면 1년에 한 두 차례 추가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나카가미 교수는 말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 맥길 대학 의과대학의 에르네스토 시프린 박사는 고혈압 환자의 85%는 현재 나와있는 혈압강하제로 치료되지만 4가지가 넘는 혈압약으로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혈압약 개발의 여지는 있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혈압강하 백신이 값싸고 효과가 좋고 안전한 기존의 경구 혈압약보다 나으냐를 평가하는 핵심은 백신의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라고 그는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고혈압'(Hypertension) 최신호(5월26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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