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숙

나보다 먼저 도착한 시간이

머리에서 하얗게 서성이면

조팝처럼 퍼지는 그리움

 

삶의 무게에 눌린 늙은 욕망이

다리 끝에 매달려 절룩거리면

정이 그리운 사람들은

칼국숫집으로 향한다

 

지긋한 노인의 등허리에서

잃어버린 어머니를 찾아내고

구수한 칼국수 대접에서

고향들 가득한 추억을 훑는다

 

칼국수 한 그릇에

어머니를 들여놓고

고향 집을 들어오면

온몸 가득 안개처럼 피어나는 온기

 

파란 하늘 하얗게 퍼지는 고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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