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규모(편집국 부장 / 세종지역 담당)

임규모(편집국 부장 / 세종지역 담당)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충청정치와 민심이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고 있다. 전국을 강타한 성완종 파동은 충청권에 메가톤 급 후폭풍을 몰고 왔다.
성완종 파동은 충청총리를 열망하던 수많은 충청 민을 실망스럽게 만들며 어렵사리 총리에 오른 이완구 전 총리를 낙마시켰다. 또 충청의 인물인 반기문 유엔 총장 까지 들먹이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성 전 회장에 대한 동정심이 사라지고 있다.
특히 언론의 말 자르기 보도로 인해 꼬투리가 잡히길 기다렸다가 이 전 총리를 낙마 시키고 대권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반 총장까지 흔든 것 아니냐는 의혹의 말들까지 흘러나오면서 고스톱 판의 피 박을 비유한 일타 3피라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충청 민들은 與·野 정치권에 대해 애매모호하고 복잡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긍정도 부정도 아닌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충청도 특유의 ‘아랐슈~우’ 민심이 퍼져나가고 있다. 딱히 與권에 마음을 주기도 그렇고 野권을 지지하기도 양쪽에 섭섭한 마음은 매한가지인 것이 요즘 충청민심이다.
그렇다고 옛날처럼 지역을 기반으로 한 충청 당이 출몰 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라서 충청 민들 스스로 정의를 내릴 수밖에 없는 괴이한 분위기가 암묵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서민들이 주로 모이는 술집에서는 정치 이야기가 실종됐다. 반면 평범한 경제이야기나 김성근 감독이 연출하는 매게임의 프로야구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일부 식자층은 정치가 생물이라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말한다. 지금의 충청도 민심은 공공연히 표현은 하지 않고 있으나 웬 지 묘하게도 억울한 심정이 들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도 예측하지 못하는 충청도 민심,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충청도의 민심은 각 정당의 선거승리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충청도 민심을 얻어야 성공 할 수 있다는 등식이 성립돼 선거철만 되면 충청도에 쏟는 각 정당의 관심은 과도할 정도로 선거 때만 되면 위정자들은 충청도의 민심을 소라 알맹이 빼 먹듯 이용해 먹고 버린다. 하지만 일이 잦아져 충청 민들도 정치인처럼 점차 약아져 가고 있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음을 선거에서 투표로 보여줬던 충청 민들의 현재 민심시계는 어디 까지 왔는지 셈법을 잃어 버렸다.
돌아오는 선거 럭비공 같은 충청민심이 어디로 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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