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로교통국, 최초의 운전자알코올 자동감지 장치 개발

5년 내 실용화 가능…핸들이나 시동 단추 안쪽에 장치

 

(동양일보) 음주상태의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자마자, 혹은 시동 단추에 손대자마자 자동차가 알아서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 시동 걸리길 거부한다면?

미국의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4일(현지시간) "음주운전 없는 세상 발명"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내세워 개발 중인 '운전자알코올탐지시스템(DADSS)'을 장착한 시제품 차량을 공개하고 5년 내 상용화 목표를 밝혔다.

이 시스템은 2가지 종류가 개발되고 있다. 한 가지는 운전자의 날숨을 순간포착, 1초도 안 된 시간에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해 미국의 법정기준인 0.08을 넘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한 가지는 이러한 호흡기반 기술이 아니라 접촉기반 기술로, 음주운전자가 시동 단추나 변속기 막대에 손을 대는 순간 적외선이 손가락 끝 피부 아래의 알코올 농도를 순간적으로 측정하는 방식이다.

미국 일부 주에선 음주운전 전과자의 차량에 시동장치와 연동된 음주 측정장치를 장착하고 시동을 걸기 전에 이에 연결된 대롱을 불어 알코올 농도를 측정토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새로 선보인 기술은 이런 장치도 운전자가 대롱을 부는 동작도 필요 없도록 만든 것이다.

NHTSA는 홈페이지에서 세계 최초의 이 음주운전 원천방지 기술은 앞으로 자동 제동장치, 차선이탈 경보장치 등과 같은 첨단 기술장치들처럼 차량 구매자의 선택 사양으로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워싱턴 포스트는 대량 생산이 이뤄지면 안전띠나 에어백 같은 수준인 차량당 150-200달러 정도면 이 장치를 장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NHTSA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운전에 불편이 없도록, 운전자 날숨을 탐지하는 장치는 핸들 몸통에, 손가락 피부를 통해 탐지하는 장치는 시동 단추 안쪽이나 변속기 막대 안에 숨겨진다.

NHTSA는 앞으로 5년 내 이 장치를 깔끔하게 차량 내부에 집어넣을 수 있도록 설계하고 "더 신속하고 정확하고 믿을 수 있으며 저렴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1초 안에 작동하고 최소 10년 혹은 15만7000마일(25만 1200km) 주행 동안은 고장 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마크 로즈카인드 NHTSA 국장은 새 음주운전 방지 장치가 "특히 10대와 상업용 차량 운전자들의 음주운전을 방지하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자랑했다.

미국에선 음주운전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가 1982년 2만1000여 명에서 2013년 1만명 수준으로 반감한 상태이긴 하나 "이 장치가 보편화하면 7천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NHTSA는 기대했다.

이 장치의 장착을 의무화할 것이냐는 질문에 로즈카인드 국장은 "자신의 아들딸 차량에 이 장치의 장착을 바라지 않는 부모나, 이 장치를 달지 않은 차량을 판매할 자동차 회사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굳이 의무화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장치의 연구개발은 NHTSA와 자동차회사들이 공동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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