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 불구속과 형평성 논란도 제기

부군수 권한대행 체제 조직 불안정 우려
보궐선거 하마평 무성

(동양일보 괴산=서관석기자) 임각수(68) 괴산군수가 지난 5일 뇌물수수 혐의로 전격 구속되자 괴산지역이 술렁이고 있다.
청주지법 문성관 부장판사는 이날 임 군수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 며 검찰이 청구한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괴산군의 공무원들과 주민들은 영장이 발부됐다는 소식을 듣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영장 기각을 기대했던 이들은 현재 군정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상당수 공무원은 영장 발부 여부가 군정에 미칠 파장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등 촉각을 곤두세웠다.
주민들도 걱정과 우려를 하는 마음은 마찬가지다.
특히 임 군수의 구속에 따라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유기농산업엑스포가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임 군수는 그동안 유기농엑스포 준비를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 한국을 대표하는 유기농업군으로서 괴산군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워 왔다.
그러나 임 군수가 전격 구속되면서 유기농엑스포의 성공 개최에 일정 부분 차질이 우려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한 공무원은 “임 군수가 그동안 전국의 시·도교육감과 종교지도자들을 일일이 면담하는 등 유기농엑스포를 진두지휘했다” 며 “임 군수 구속으로 유기농엑스포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선 이번 임 군수의 구속으로 보선 실시에 따른 사회 분열과 갈등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한 주민은 “10년 가까이 괴산군을 이끌어 온 임 군수가 불명예스럽게 중도 퇴진할 가능성이 커졌다” 며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되면 지역 갈등이 다시 빚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일부 주민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전후해 임 군수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됐던 것도 사실” 이라며 “임 군수의 잘못된 처신으로 지역 이미지가 추락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 사회단체 관계자는 “임 군수가 무소속으로 전국 첫 3선을 달성하면서 나름대로 저돌적인 군정을 펼쳤지만 구속으로 임해 지역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보궐선거를 노린 다른 후보들의 움직임도 바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벌써부터 보궐선거가 거론되고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하마평도 무성하다.
3~4명이 군수 선거에 출마하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이들 후보군은 실명으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을 정도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임 군수와 3파전을 벌였던 새누리당 송인헌 후보, 무소속 김춘묵 후보, 김진식 충북도 정무특별보좌관, 나용찬 중원대 교수, 임회무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장이 후보군으로 거명되고 있다.
한편 임 군수의 뇌물수수 혐의는 작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의 한 기업체가 수천만원을 제공했다는 제보가 지난 4월 충북도선관위에 접수되면서 불거졌다.
검찰은 임 군수에게 돈을 건넨 의혹을 받은 업체 대표와 직원 등 4명을 지난달 22일 횡령과 세금 포탈 혐의로 구속하고 임 군수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벌여왔다.
임 군수는 이와 함께 부인 소유 밭에 자연석을 쌓는 호안공사를 하도록 지시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직위상실형을 선고받고 19일 항소심 공판이 예정된 상태다.
임군수의 이번 구속으로 군 행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유기농 엑스포와 조직 불안정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괴산군은 군수 공석에 따라 부군수 체제로 군정업무를 전환한 가운데 윤충노 부군수는 긴급 실과장회의를 열고 평소와 다름없는 업무 수행을 주문했다.
괴산군의회도 유기농엑스포 성공 다짐과 흔들림 없는 군정을 위한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사회에선 ‘성완종 리스트’에 포함돼 불법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홍준표 경남지사와 달리 임 군수를 구속한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불만이 일고 있다.
특히 국제행사인 유기농엑스포 개최를 불과 몇 달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현직 군수를 구속한 것은 괴산지역에 대한 사회적 홀대라는 원성도 터져나오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임군수의 구속으로 군정의 차질이 걱정된다”며 “세계적 행사인 유기농 엑스포를 앞두고 현직군수를 구속한 것은 홍준표 경남지사와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