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권 무기로 뇌물 수수…엄벌 필요"

(동양일보) '입법 로비' 혐의로 기소된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61) 의원과 신학용(63) 의원에게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5년이 구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장준현 부장판사) 심리로 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들은 입법권을 무기로 직무관련자의 청탁을 받고 법안을 특정 집단에 유리하게 통과시켰다. 중형 구형이 불가피하다"며 신계륜 의원에게 징역 7년에 벌금 1억1000만원, 추징금 5500만원을 구형했다.

신학용 의원에게는 징역 5년에 벌금 1억원, 추징금 4860만원을 구형했다.

신계륜 의원은 서울종합실용예술학교(SAC) 김민성(본명 김석규) 이사장으로부터 교명 변경 법안 처리 대가로 2013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현금과 상품권 등 55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기소됐다.

신학용 의원은 김 이사장으로부터 같은 청탁과 함께 상품권 500만원과 현금 1000만원 등 1500만원을 받고, 사립유치원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한 대가로 2013년 9월 출판기념회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로부터 336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국회의원이 입법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금품을 받는 행위는 다른 어떤 공무원의 뇌물범죄보다 엄중하게 처벌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계륜 의원에 대해 "금품 공여자 김씨의 신빙성 있는 일관된 진술과 이에 부합하는 여러 객관적 증거자료가 존재하며 피고인 스스로도 상품권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금품을 수수했을 즈음 아들의 유학자금 송금원이 불분명한 점을 비롯해 현금 사용내역에 뇌물 사용처로 의심되는 정황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피고인은 입법 청탁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이 사건의 입법 과정에서 한 일은 대표발의를 한 것뿐이고 당시에는 김씨를 알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신계륜 의원은 "내가 입법 로비로 기소된 것을 아직도 실감할 수가 없고 참담하다. 아들이 초등학교 때 신계륜 아들이란 이유로 선배들에게서 욕을 듣고 싸움이 벌어진 뒤 어렵게 유학을 보냈는데, 검사가 유학자금을 갖고 의심하니 내가 참 나쁜 아버지가 되는 것 같다. 억울함을 잘 살펴 옥석을 가려달라"고 호소했다.

검찰은 신학용 의원에 대해서는 "출판기념회 등 합법을 가장한 뇌물수수를 엄벌할 필요가 있다"며 "출판기념회 후원 자체에 문제 있는 게 아니라 직무관련자의 구체적 청탁과 연결되는 경우의 뇌물성을 엄히 구분해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변호인은 신 의원이 김민성 이사장이나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회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청탁을 받거나 이를 들어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지금까지 국회의원이 출판기념회에서 받은 후원금으로 뇌물수수죄로 기소된 사례가 없는데도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신학용 의원은 "지난 10개월은 뜬 눈으로 밤잠을 못 이루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한 인간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이렇게 살아오지 않았는데 왜 이런 시련을 겪는지 모르겠다. 결단코 부정한 대가가 있는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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