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보복운전 '흉기 등 협박죄'로 간주해 강력 단속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사소한 시비 끝에 다른 차량 앞으로 갑자기 끼어들거나 급정거를 하는 등 '보복운전'을 하다 적발되면 1년 이상 징역을 받을 수 있다.

경찰청은 보복운전 행위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폭처법)의 '흉기 등 협박죄'를 적용하고 강력하게 단속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경찰은 보복운전의 유형으로 △앞서 가다 고의로 급정지하거나 뒤따라오다 추월해 앞에서 급제동하는 행위 △차선을 물고 지그재그로 가다 서다를 반복, 진로를 방해하는 행위 △진로를 급하게 변경하면서 중앙선이나 갓길 쪽으로 상대 차량을 밀어붙이는 행위 등을 제시했다.

난폭운전이 운전을 거칠게 해 불특정 다수에게 불쾌감 또는 위협을 주는 행위라면, 보복운전은 고의로 자동차를 이용해 특정인에게 위협을 가하거나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동안 보복운전 상황이 발생해도 증거가 부족해 이를 입증하기가 어려웠으나 최근 차량용 블랙박스가 대중화됨에 따라 관련 증거를 확보하기가 쉬워졌다.

이에 따라 보복운전에 이용된 차량을 폭처법 제3조의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으로 보는 판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폭처법 제3조를 적용하게 되면 보복운전에 따른 교통사고가 나지 않더라도 보복운전자가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경찰청은 보복운전의 적용법규가 도로교통법이 아닌 폭처법인 관계로 교통경찰이 아닌 형사로 사건 처리를 일원화했다.

교통 관련 112신고가 들어와 지구대·파출소 경찰, 교통경찰, 고속도로순찰대가 현장에 출동해 사고가 보복운전에 해당하면 이를 형사에게 인계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단속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소, 고발, 사이버 신고 등 다양한 경로로 신고를 접수하고 있다"며 "신고자의 신변보호를 철저히 할 계획이므로 적극적인 신고와 제보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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