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체 벗어나자마자 악재

대중밀집 서비스업 매출 뚝
후유증 한동안 지속될 듯

(동양일보 김동진기자) 세월호 참사 여파로 인한 장기간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 궤도에 들어선 충청권 지역경제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타격으로 다시 위축되고 있다.
특히 대형 음식점과 수련시설, 백화점·유통시설 등 대중밀집시설 대부분 이용객 급감에 따른 매출 하락 현상이 심화되면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9일 충청권 관련업계에 따르면 충청지역에서도 메르스 확진 환자 증가에 따른 주민 불안이 확산되면서 소비활동이 크게 감소,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매출 하락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장기간 침체에 빠졌던 수련시설업계는 일선 학교 수련활동과 주말 여가 활동 등으로 모처럼 호황을 맞았으나 이번 메르스 여파로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타격을 입고 있다.
충북도내 한 수련시설 관계자는 “메르스 여파에 따라 지난주부터 예약 취소가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메르스 파동이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우려했다.
대형 음식점과 유통매장, 영화관과 놀이시설 등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도 대부분 고객이 크게 줄었다.
평소 빈 자리를 찾기 힘들던 커피전문점 등도 한산한 분위기다.
청주시 상가 밀집지역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한모(45)씨는 “메르스 파동 이후 손님이 크게 줄었는가 하면 예약 취소도 이어지면서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다”며 “이런 상태가 장기화된다면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확진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대전·충남지역의 소비 위축은 더욱 심각하다.
대전지역에선 메르스 확진자가 17명으로 증가했으며, 충남지역도 6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지역주민들 사이에 감염 확산을 우려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충남도민체전 등 각종 행사·모임 등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매출 증진이 기대됐던 ‘특수’도 사라진 데다 고객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이 심화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소비 침체 당시에는 일선 자치단체를 비롯한 각급 기관·단체들이 소비 회복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바람에 적잖은 도움이 됐으나, 이번 메르스 파동에는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권장할 수도 없기 때문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이같은 소비 침체 현상은 메르스 파동이 완전히 가라앉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지역경제에 상당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소규모 영세 자영업자나 재래시장 상인 등은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경제연구기관 등에선 이번 메르스 확산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과거 발생했던 사스나 신종플루 등 다른 외래 전염병 사례에 비해 한층 클 것으로 진단했다.
LG경제연구원이 8일 발표한 ‘메르스 확산에 따른 경제파장’ 분석 보고서에서 “이번 메르스 확산 사태가 우리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은 과거 발생한 사스, 신종플루 등 다른 외래 전염병 사례에 비해 한층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들 외래 전염병이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지만, 상대적으로 국내 환자 발생 등 파장이 적어 경제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던 반면 메르스는 오히려 다른 국가보다 국내에서 확산되는 등 직접적 파장이 크게 때문이다.
보고서는 특히 메르스가 조기에 진정되더라도 향후 1분기 정도는 경제주체들의 심리 및 소비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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