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전자문서·시기 등 제한적 사용”
새정연 “시장 공언이 빈말됐다” 반발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청주시가 이승훈 시장의 ‘사용 보류’ 약속에도 새 CI(상징마크)를 내부적으로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자 4면

청주시는 청주시기(旗)와 전자문서, 일부 공문서에 새 CI 사용을 제한적으로 허용키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시는 앞서 지난 11일 ‘청주시 상징물 등 관리 조례 일부 개정 조례’가 공포됐으나 이 시장의 ‘사용 보류’ 선언에 따라 이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난 12일부터 청주시청과 4개 구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새 CI가 적용됐고, 시가 생산하는 공문서에도 새 CI를 넣고 있다.

새 CI를 새겨 넣은 청주시기도 이번주 중 산하 기관에 배부하고 게양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미 조례안이 공포된 지난 11일 오후 각 부서와 구청, 읍·면·동에는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상징물 등 관리 조례 일부 개정 조례 공포에 따라 기존 CI를 더는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분야에 한해서 새 CI를 우선 적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자문서만 하더라도 시행할 때 상단에 문양(CI)이 자동으로 찍히는 데 이곳을 비워두면 기록물에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시는 또 새 시기(市旗)를 태극기처럼 매일 달아야 하는 개념으로 보고 있다. 종전의 시기는 새 CI 공포와 함께 내려졌다.

그러나 시의 이런 방침은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새 CI가 본격 사용되는 것이어서 이 시장의 ‘사용 보류’ 약속을 사실상 파기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새 CI 개발절차와 조례안 처리과정을 문제 삼아 보직사퇴 등 반발해 온 새정치민주연합 시의원들은 “앞뒤가 맞지 않는 기만”이라며 “이 시장의 공언이 빈말이 됐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윤재길 부시장은 “기존 CI가 폐지되며 제한적으로 새 CI를 사용토록 한 것”이라며 “버스승강장, 각종 안내판, 가로등 등 예산을 들여야 하는 외부시설물 CI교체작업은 당분간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라 ‘보류’ 약속을 어긴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조례 공포 하루 전인 지난 10일 시가 ‘조례가 공포되더라도 별도 통보가 있을 때까지 새 CI 사용을 보류해 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하루 만에 공문내용이 바뀐 것을 두고 시 안팎에서 각종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청주시의회는 지난달 22일 8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다수당인 새누리당 의원 21명의 단독 표결로 기존 CI를 새 CI로 대체하는 내용의 청주시 상징물 등 관리 조례 개정안을 가결했다.

새정연 시의원들이 이에 반발, 의원 연수 보이콧과 시의회 보직을 사퇴하며 여야 갈등이 이어지자 이 시장은 지난 4일 새 CI 사용 보류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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