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표

먼동이 트는 새벽녘 창밖을 보면

두려운 시간의 흐름 속에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새로운 날

 

고요한 새벽 지붕위에 내려 않은 비둘기들

구구구 아침인사 하고는

귀에 속삭인다 환술(幻術)에 속지말라고

훨훨 날아간다

 

스스로 제 그물 속에 갇혀 자책하면

절망이 살몃살몃 다가오고

 

가슴에 환희를 부르는

새벽 종소리에 귀를 열고

마음의 종소리 따라 산다면

아침에는 절망이 찾아오지 못한다

있는 것은 오로지 새로운 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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