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영(논설위원 / 영동대 교수)

▲ 백기영(논설위원 / 영동대 교수)

지표의 부재는 중요한 이슈를 간과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회적으로 통합된 지역사회를 건설하는 것이 지방정부를 비롯해 모든 정부단위에서 정책의 중요한 목적이 되어야 하며, 그래서 지역사회 통합지표가 적용되어야 한다.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서로 잘 지내도록 하자는 지역사회통합은 모든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다양한 특성을 가진 구성원들이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고 공동의 비전을 공유하며 긍정적 관계를 유지하는 상태이다. 동등한 기회와 물질불평등 최소화가 구성요소로 중요하다.

1990년대 이후 선진국들은 급격한 경제사회환경의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사회적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사회통합정책을 강화하여 왔다. 국제기구 역시 경제성장을 넘어서 사회통합과 안정을 지역발전 목표로 설정하고 사회종합지표의 활용을 강조하여 왔다. 유럽연합도 사회통합지표의 활용에 적극적이어, 불평등 및 사회적 배제의 축소와 사회적 자본의 강화라는 두가지 사회 전체의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물론 영국에서도 지역단위 사회통합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정책적 노력을 해 왔다. 2001년 이민자들의 불만으로 인한 소요와 2005년 런던폭탄테러 이후 사회통합을 위한 지역단위의 실천적 방안을 강화하여 왔다. 이러한 노력은 주로 인종과 종교적 이슈와 연관된 범죄와 무질서에 대한 대책에 초점을 두어왔다.

영국의 지역사회 통합지표 사례는 지역단위 사회통합 지표개발에 풍부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와 협력하여 체계적으로 지역단위 사회통합을 파악하고 사회통합을 위한 여러 정책들이 운영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지역사회통합을 구축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주요원칙이 적용되어 왔다. 통합이란 모든 사람들을 동일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차이를 존중하고 변화에 잘 대처하며 새로운 이웃을 환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통합을 구축하는 것은 범죄감소, 보다 나은 건강, 교육성취도 제고, 경제적 투자의 가능성 제고 등 광범위한 이점이 있다. 통합의 해결책은 지역적이며, 어떤 지역이 얼마나 통합적인가는 그 지역의 특성 및 역사, 거주자들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등에 달려 있다. 통합은 인종, 종교 만이 아니라 연령, 소득, 거주위치 등 지역사회의 모든 부문과 관련이 있으므로 지역적 상황에 기반해야 한다. 통합을 구축하는 것은 종합적인 대책이며 복합적인 요인을 동시에 다루어야 한다. 또한 통합에 분명하게 초점을 둔 표적화된 정책들도 중요한데, 사람들 간의 긍정적 관계 형성, 소속감 형성, 지역사회 다른 사람들과 공통분모 형성이 중요하다. 통합에 관한 어떤 지역의 모범사례가 그대로 활용하기에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어 지역에 맞게 응용하고 혁신하는 모범사례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통합을 위해 사람들이 서로 잘 어울려 살 수 있도록 돕는 상식적 해결책이 되는 전달방법이 잘 활용되어야 한다. 통합을 촉진하기 위해서 지역주민들을 관여시키고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이다.

 
이러한 지역사회 통합의 원칙을 바탕으로 영국에서는 주로 소속감이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조화를 유지한다고 느끼는 주관적 지표를 중심으로 인구구성, 범죄, 실업, 박탈, 다양성 수준 등의 객관적 지표를 포괄하여 지역사회 통합지표를 제시하였다. 2001년부터 수행된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각 개인이 가지는 지역사회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고 있다.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가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는 지역인지?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종적인 차이점을 존중받는 지역인지를 측정한다. 영국의 통합위원회는 이 조사의 지역의 수치를 연도별로 제시하고 있으며, 각 지역이 지도화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도화 작업을 통해 집단간 갈등이 있는 지역, 갈등을 야기하는 요인, 잠재적 분열요인, 사람들이 화합하는데 장애물 등이 파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해당지역에 필요한 통합정책이 무엇이고, 누가 표적집단이 되어야 하며, 기존 모범사례를 어떻게 그 지역에 적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