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백병원 양성연·부산백병원 배기범 교수, 미국 연구진과 공동개발

(동양일보) 손상된 장기의 조직을 신속하게 재생시켜 빠른 장기 회복을 돕는 새로운 재생물질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소화기내과 양성연 교수와 부산백병원 외과 배기범 교수는 이런 작용을 하는 신재생물질 'SW033291'을 개발하고 그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 6월 12일자에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 클리블랜드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의 샌퍼드 마코위츠 교수팀과 공동으로 수행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독성물질이나 감염, 외상, 수술 등으로 장기가 손상될 경우 우리 몸에서는 신속하게 손상된 장기를 회복시키는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 E2(PGE2)'란 생체 활성물질이 분비된다.

연구팀은 이 생체 활성물질(PGE2)을 증가시키기 위해 이 물질을 대사하는 효소인 '15-PGDH'를 찾아내 억제시킨 결과 골수와 대장, 폐, 간, 조직에서 PGE2의 농도가 2∼3배 이상 증가하면서 조직 재생이 빨라지고 장기 회복이 신속히 이뤄진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으로 밝혀냈다.

특히 실험 결과 선천적으로 15-PGDH 효소가 없는 생쥐는 정상 생쥐과 비교할 때 골수 이식을 받을 경우 이식된 골수세포들이 골수 내부에서 신속하게 복원되고 새로운 혈구 생성이 6일 이상 앞당겨지면서 빠른 회복과 높은 생존율을 나타냈다.

또 대장염을 일으키는 물질인 DSS를 15-PGDH 효소가 없는 실험 생쥐에 투여한 경우 정상 생쥐와 견줘 대장 세포의 염증 발생은 50% 이상 줄어들고 재생되는 대장 세포는 2∼3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15-PGDH 효소를 강력히 억제할 수 있는 물질을 찾은 끝에 실험실 세포실험을 통해 'SW033291'을 개발했다.

15-PGDH 효소 억제제인 SW033291을 투여한 정상 생쥐와 그렇지 않은 정상 생쥐를 대조군으로 해 같은 실험을 한 결과 투여한 생쥐에서 골수 재생, 대장세포 재생 등이 활발했다.

15-PGDH 효소가 선천적으로 결핍된 생쥐 실험 때와 마찬가지로 똑같은 재생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양성연 교수는 "신재생물질인 SW033291을 활용해 인체에 적용할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될 경우 간 절제를 비롯한 각종 장기 절제 및 골수질환, 염증성 장 질환, 피부 및 부속기 등 여러 장기의 조직 재생을 촉진시키는 치료제로 폭넓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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