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청주 선정도서인 ‘엄마를 부탁해’ 일부 문장도 유사해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신경숙 소설가에 대한 표절 의혹이 문단을 들썩이게 하고 있는 가운데 6회 책읽는 청주 선정도서인 ‘엄마를 부탁해’ 등 신씨의 다른 작품에 대한 표절 의혹도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소설가 이응준씨가 한 온라인 매체에 올린 기고문을 통해 점화된 신씨의 표절 논란이 그의 다른 작품에까지 미치며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씨의 대표작인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와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의 일부 문장과 문단이 독일 작가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엄마를 부탁해’의 ‘모녀 관계는 서로 아주 잘 알거나 타인보다도 더 모르거나 둘 중 하나다’라는 문장이 ‘생의 한가운데’ 중 ‘여자 형제들은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든지 혹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든지 둘 중 하나다’라는 문장이 매우 흡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는 데는 침묵 속의 공감이라는 방법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생의 한가운데’)’와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일은 오히려 침묵 속의 공감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등의 문장도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엄마를 부탁해’는 신씨를 세계적 작가의 대열에 올린 작품으로 세계 36개국에 번역 출판됐다. 실종된 엄마를 찾아 헤매며 비로소 엄마라는 존재의 중요성에 대해 깨달아 나가는 한 가족을 그리고 있는 소설로 2009년 상반기 책읽는 청주 대표도서로 선정됐다. 청주시는 그해 3월 선포식을 갖고 신경숙 작가 초청 북콘서트 등을 개최한 바 있다.
이외에도 단편소설 ‘작별인사’가 마루야마 겐지의 ‘물의 가족’ 문장 일부를 표절하고 분위기를 차용했다거나, ‘딸기밭’이 안승준 유고집 ‘살아는 있는 것이오’ 서문을 무단 사용했다는 의혹도 다시 일고 있다.
신경숙 표절 논란은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이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에 신씨를 사기와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서울중앙지검은 19일 사건을 지색재산권·문화 관련 사건 전담부서인 형사 6부(정승면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한편 신씨의 표절 의혹을 부인했던 출판사 창비는 18일 사과문을 내고 “내부조율 없이 적절치 못한 보도자료를 내보낸 점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창비는 사과문을 통해 “이 사태를 뼈아프게 돌아보면서 표절 문제를 제기한 분들의 충정이 헛되지 않도록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자유롭고 생산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언제나 공론에 귀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제기된 사안에 대해 작가와 논의를 거쳐 독자들의 걱정과 의문을 풀어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내부의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필요한 후속조치를 마련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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