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충 <한국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산부인과전문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조숙증, 조기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이 2009년에서 2013년 4배이상 급증.

대부분의 경우 여자 어린이는 10~11세에 가슴이 나오고, 남자 어린이는 12~13세에 고환이 커지기 시작한다. 이러한 2차 성징이 보통의 경우보다 이르게 나타나는 것을 조기사춘기(조기성숙)로 진단한다.

 

● 초경이 이른 것은 좋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이다. 왜냐하면 초경이 빨라지므로 해서 성장호르몬이 억제되어 한창 성장기인 아이의 성장이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여성 질병에도 취약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호르몬에 오래 노출된다는 건 초경을 빨리 하고 폐경을 늦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기도 하고 자궁내막암 등의 질환 발생 위험도도 올라간다. 득실을 따져보았을 때 여성호르몬에 오래 노출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

 

● 조숙해지는 아이들, 그 이유는?

사춘기시작 기전은 아직 충분히 밝혀져 있지 않다. 소아기에는 성적분화와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축이 정지상태에 있다가 사춘기가 되면 다시 이 축이 활성화가 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뇌에 있는 시상하부와 뇌하수체의 축이 활성화되면 그 신호가 여성의 난소로 전달되고 난소에서 여성호르몬을 분비하게 되면서 이차성징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 영양 상태 및 비만

영양 상태가 불량하면 사춘기 발현이 지연되며 반대로 체중이 늘수록, 특히 체지방이 늘수록 사춘기와 초경이 빨리 나타난다. 이는 체지방에 있는 비만세초에서 분비되는 사춘기 관련 물질이 비만아일수록 다량 분비되면서 사춘기 발현을 앞당기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내분비계 교란 물질인 환경호르몬 영향

환경호르몬이란 사람이나 동물에서 정상적으로 생성 분비되는 물질이 아니라 산업활동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화학물질을 말한다. 이러한 물질은 사람이나 생물체에게 흡수되면 정상적인 내분비계 기능을 방해하며 마치 호르몬같이 작용한다.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으로 다이옥신,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 등이 있다.

유전적 요소로 부모의 사춘기가 빨랐다면 자녀의 경우도 대부분 사춘기가 빨리 찾아 온다. 이러한 유전적인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70~80% 정도다.

● 성장호르몬에 대해

성장호르몬은 몸의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으로서 성장호르몬이 아이들에게 부족해지면 저신장증이 올 수 있다. 또한 성장호르몬은 성인들에게도 대단히 중요해서 부족해지면 성인 역시 근육량이 줄고 운동 능력이 떨어지고 체지방량이 늘어나는 등의 변화를 겪게 된다. 복부비만이 생겨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대사증후군과 동맥경화 등의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도 성장호르몬의 부족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성장호르몬이 줄거나 부족해지는 것을 그냥 방치해선 안 된다. 성장호르몬이 부족한 경우 사춘기 이전에 성장판이 닫혔는지 여부를 확인해서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이차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고, 성인의 경우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최근 성장호르몬 치료 주사의 반감기가 큰 1주용이 나와서 1주에 1회 간편하게 사용되고 있다.

 

● 성장호르몬, 결핍도 문제지만 과잉도 문제

성장호르몬은 부족해도 문제지만 과잉 분비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성장호르몬의 과잉분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것 중 대표적인 것이 거인증과 말단비대증이다.

거인증이나 말단비대증은 키가 커진다는 문제에서 끝나지 않고 심혈관질환이나 대장암 등 여러 가지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치료방법으로 성장호르몬을 줄여주는 약물이나 주사요법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권하는 방법은 성장호르몬을 분비하는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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