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씨, '주역으로 읽는 도덕경' 발간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도덕경은 모든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 사는 것이라는 한 줄로 정리됩니다. 개개인은 사적인 욕심을 부리지 않으며 살아야 하고, 정치인도 그렇게 해야 나라가 편안하다는 것이죠. 노자를 빌려 세상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주역’을 통해 ‘도덕경’을 쉽게 풀이한 책이 발간됐다. 역저자 김진희(60)씨가 최근 펴낸 ‘주역으로 읽는 도덕경’.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주역을 통해 도덕경의 해설을 시도한 것이다.

주역을 향한 그의 질긴 사랑은 40년을 가까이 거슬러 올라간다. 청주대 행정학과에 재학했던 20대 초반, 천지자연의 이치를 깨우치게 하는 주역의 내용에 흥미를 느껴 헌 책방을 뒤져가며 독학을 시작했던 김씨. 보다 전문적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에 오십이 다 된 나이에 대학원에 입학하기도 했다. 공주대 대학원에서 역리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주역을 새롭게 정리한 논문으로 한문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주역의 근원적 이해(2010)’, ‘주역 읽기 첫걸음(2012)’, ‘알기 쉬운 상수역학(2013)’ 등을 잇달아 발간했다.

도덕경과 주역을 대비해 읽으며 도덕경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는 김씨. 그는 “많은 학자들이 자신의 주관과 학식에 따라 도덕경을 번역했지만 일반인이 읽기에는 너무 어려웠다”며 “도덕경의 내용이 주역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아 대조해보니 주역을 공부한 입장에서 쉽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미천하지만 감히 졸역을 시도해 봤다”고 밝혔다.

그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1부에서 먼저 노자와 도덕경을 소개하고 책이 지어진 당시의 시대 상황, 책의 주요 용어와 내용을 설명해 놓았다. ‘도덕경’과 ‘주역’의 관계를 요약해 놓기도 했다. 노자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덕분에 독자들로서는 도덕경을 읽기 위한 사전 준비가 철저히 되는 셈이다. 이어 2부에서는 도덕경의 원문을 번역하고 주해를 붙였다. 원문 번역은 직역과 의역을 필요에 따라 혼합했다.

김씨는 “노자가 살던 시대는 주나라의 종법봉건제가 무너지기 시작해 제후들의 패권다툼으로 천하가 전란이 끊이지 않아 백성들이 도탄에 빠져들던 때”라며 “노자는 이런 상황을 보고 자연의 이치를 빌어다 사람을 구제하려고 했다. 특히 위정자들이 자연무위의 도를 본받아서 사욕을 버리고 백성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1956년 충북 음성 출생으로 청주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공주대 대학원에서 역리학 석사, 한문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 연합통신(현 연합뉴스)에 입사, 충북취재본부장을 지냈으며, 현재 공주대 대학원 동양학과, 한문교육학과 겸임교수로 있다.

7월 말로 정년을 앞둔 그는 “그동안 깔끔하게 살려고 노력은 했지만 잘됐는지는 모르겠고 스스로도 미흡하게 느끼는 점이 많다”며 “많은 사람들이 노자의 말처럼 산다면 정말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나 역시 그렇게 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사, 295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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