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2함대사령부서 영화 ‘연평해전’ 상영… 장병들 눈물 흘리며 시청

▲ 22일 오후 평택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영화 ‘연평해전’ 시사회에서 한 해군병사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대형 스크린 속에서 참수리 357정 의무병 박동혁 상병이 숨을 거두고 그의 어머니가 절규하자 관람석 맨 앞줄에 앉은 안영득(21) 일병의 볼에 굵은 눈물 한줄기가 흘러내렸다.

참수리 357정과 같은 고속정 갑판병인 안 일병은 영화 속 박동혁 상병과 똑같이 짙은 남색의 고속정복 차림이었다.

22일 오후 서해가 보이는 해군 2함대사령부 정신전력관 대강당.

2002년 6월 29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발생한 제2연평해전을 그린 영화 ‘연평해전’ 시사회가 열렸다. 당시 전투를 직접 수행한 2함대사령부에서 연평해전이 선을 보인 것이다.

대형 스크린에서 벌어지는 우리 해군과 북한군의 치열한 교전은 이들에게는 단순히 영화 속 장면이 아니었다.

NLL 일대에서 임무 수행 중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었다. 영화가 보여주는 파란 바다는 이들에게는 삶의 현장이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여느 영화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숙연한 분위기가 내내 감돌았다.

포탄과 총알이 빗발치는 영화 속 장면을 보면서 1000여명의 장병은 마치 자신이 전장에 있기라도 한 듯 눈을 부릅뜨거나 주먹을 꽉 쥐었다.

북한군의 총격에 참수리 357정 장병이 하나 둘 쓰러지는 장면에서는 비장한 표정으로 입을 꽉 다물며 분노를 억누르는 모습도 보였다.

참수리 357정 정장인 윤영하 대위가 조타장 한상국 하사에게 최후의 지시를 내리고 숨을 거둘 때는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는 장병도 눈에 띄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장병 관객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일제히 박수를 쳤다.

단순히 잘 만든 영화에 대한 박수만은 아닌 듯했다. 목숨을 바쳐 영웅적으로 조국을 지킨 선배 장병에게 보내는 뜨거운 갈채였다.

시사회에는 윤영하 대위의 해군사관학교 동기이자 국제관계학과 급우이기도 했던 최지훈(42) 중령도 참석했다. 최 중령은 2함대사령부 초계함인 신성함(1200t급)의 함장이다.

제2연평해전 직후 국군수도병원에서 윤영하 대위를 떠나보냈다는 최 중령은 “영하는 사관생도 시절에도 항상 올바르고 남을 배려하는 친구였다”며 그리운 마음을 토로했다.

영화를 본 장병들은 참수리 357정 영웅들의 뒤를 이어 조국 수호에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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