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KC 회원 4명 "용왕님이 도우셨다"…다음 목표는 울릉도∼독도 횡단

▲ 27일 씨카약(Sea Kayak)을 타고 제주해협(제주∼완도)을 단 하루 만에 건너는 사상 유례없는 도전에 성공한 한국투어링카약클럽(KTKC) 회원 4명이 기뻐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동원, 김재호, 남정문, 박국제씨의 모습. <한국투어링카약클럽 제공>

(동양일보) 한국투어링카약클럽(KTKC) 회원 4명이 씨카약(Sea Kayak)을 타고 제주해협을 단 하루 만에 건너는 사상 유례없는 도전에 성공했다.

도전에 성공한 이들은 박국제(51), 남정문(51), 이동원(45), 김재호(42)씨 등 4명이다.

이들은 27일 오전 5시 1인승 씨카약을 타고 제주시 함덕해수욕장을 출발, 14시간 20분 만인 오후 7시 20분에 전남 완도군 명사십리에 도착했다.

직선거리로 87㎞지만 거센 조류를 피해 돌아갔기 때문에 실제로 이들이 항해한 거리는 약 100㎞에 이른다.

이전에도 씨카약을 타고 제주해협을 건넌 사례는 있었지만, 하루 만에 완주한 경우는 없었다.

최초의 도전을 단 한 번 만에 성공한 셈이다.

이들은 출항 전 "천안함과 세월호 사고로 바다가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 위축된 국민과 해양 스포츠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고 도전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제주해협 횡단 도전에 성공한 박씨 등 4명은 길이 5.3m, 너비 50㎝에 불과한 1인승 씨카약에 각각 몸을 싣고 평균 시속 7㎞로 항해하며 14시간 넘게 바다와 사투를 벌였다.

도전자 전원이 카약 경력 5년이 넘는 베테랑이었지만 쉬지 않고 하루 만에 제주해협을 건너는 일은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제주해협 40∼50㎞ 지점에서는 2m 높이의 파도가 카약 측면을 쳐서 여러 차례 위험한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이들은 이번 도전을 위해 지난 4월 26일부터 6월 24일까지 두 달간 남해와 서해 거친 바다를 돌며 41차례나 훈련을 거듭했다. 노를 저으며 연습을 한 거리만 800㎞에 달했다.

이날 도전에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완도해양구조대 장보고호(9.7t)가 이들을 근접 호위했고 제주해양경비안전서와 완도해양경비안전서 경비정은 멀리서 이들의 안전 항해를 도왔다.

횡단팀은 지난 2008년 카약으로 제주해협을 건넌 제주카약동우회 서성만(56) 회장의 조언을 바탕으로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겼다.

서 회장은 당시 제주항∼전남 해남 땅끝마을∼전남 목포∼충남 태안∼인천까지 해안선을 따라 1천㎞(직선거리 480㎞)를 23일간 항해하는 대장정에 성공한 바 있다.

2010년에는 KTKC 회원 14명이 1인승 또는 2인승 씨카약을 타고 제주해협 횡단에 도전했다가 기상악화로 중도 포기한 적이 있다.

제주시 함덕에서 하추자도 신양항까지 52㎞, 신양항에서 땅끝마을까지 48㎞ 등 총 100㎞를 이틀에 걸쳐 완주하는 계획이었지만 좌절됐다.

지난 2013년에는 어드벤처 카약킹 제주해협 횡단팀 9명이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를 출발, 중간지점인 하추자도를 거쳐 하룻밤을 보내고 나서 이틀 만에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땅끝마을에 도착했다.

횡단을 마친 뒤 이동원씨는 "정말 기쁘다. 어제까지만 해도 파도가 거칠어서 정말 걱정을 했는데 용왕님이 물길을 잘 열어주셔서 성공할 수 있었다"며 도전에 성공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도전자 전원이 아무 탈 없이 제주해협을 건널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다음에는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카약을 타고 건너도록 하겠다"며 새로운 도전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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