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고배… “초심으로 시민과 소통, 새인생 즐거워”

▲ 택시운전기사로 새인생을 살고 있는 도병국 전 천안시의원.

(천안=동양일보 최재기 기자)국회의원 비서관, 5~6대 천안시의회의원, 6대 전반기 총무복지위원장을 지낸 도병국(44) 전 천안시의원의 요즘 일터는 차량들이 달리는 도로 위다. 한 때 잘나가는 지역 정치인이었던 그의 현재 직업은 택시 운전기사다.

그는 지난해 6.4지방선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그해 10월 23일 인생의 이모작 무대로 영업용택시를 선택, 주변을 놀라게 했다. “처음엔 동료 기사들의 시선도 곱지 않았고, 아내도 만류했지만 지금은 따뜻한 눈길로 응원해주고 있어 힘이 절로 납니다.” 매일 새벽 4시부터 12시간 시내 구석구석을 누비며 버는 돈은 10~13만원선. 회사 사납금 7만8000원을 입금하고 나면 3~4만원이 남는다고 했다.

그에게 택시는 생활비를 보태고 노동의 가치를 경험하는 소중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인생과 세상을 더 알기 위한 창(窓)이기도 하다. 스스로 젊은 보수임을 밝힌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 시민과 소통하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이 시간이 즐겁다”고 했다.

때로는 손님과 동료기사들의 민원해결사 노릇도 자청한다. 20여 년간의 정치 노하우를 바탕으로 관공서 안내는 물론 민원상담 및 해결에 나서고 있다.

그는 6개월 쯤 경험하고 그만 두려 했지만 당분간은 택시 운전대를 계속 잡을 생각이다. “택시 운전을 하면서 정치인으로서 바라봤던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지역 여론과 경제의 흐름도 파악할 수 있고, 인생 공부는 저절로 된다고 그는 말한다. 도 전 의원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택시기사들의 애환을 담아 8대 의회에 입성, 생활정치를 구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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