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달 동안 전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점차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추세다.
이틀(28~29일) 연속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신규 확진이 발생하지 않았고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다. 이는 지난 5월 25일 이후 34일 만에 처음이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 따른 학습효과로 일선학교의 보건정책을 뒤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교육당국과 일선학교는 고강도 방역활동을 벌였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도 지난 22일 청주 산남초등학교를 방문해 등교하는 어린이들의 체온을 직접 체크하며 메르스 대응 현장 점검을 했다.
그 결과 수두와 인플루엔자, 수족구병,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 같은 다른 법정 감염병까지 발생을 억제하는 등 ‘학습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 기존의 학교 보건정책의 방향 전환과 강화책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발생하고 있는 법정 감염병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최근의 메르스 사태와 같은 강력한 학교보건 정책이 확립·시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 최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학교 감염병 현황’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법정감염병인 인플루엔자(3군)와 수두(2군), 유행성이하선염(2군)이 특히 많이 발생했다.
충북의 경우 수두는 2011년 도내 152개교에서 1286명이 발생한 것을 비롯해 2012년 114개교 547명, 2013년 103개교 521명, 2014년 104개교 547명이 걸렸다. 올 들어서도 67개교에서 181명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루엔자는 2011년 6개교에서 8명이 감염된데 비해 2012년 131개교 627명, 2013년 74개교 159명, 2014년 179개교 1537명, 올해 238개교 3195명이 발생했다.
수족구병 역시 2011년 94개교 345명, 2012년 91개교 269명, 2013년 69개교 175명, 2014년 105개교 373명, 올해 18개교 21명이 감염되는 등 발생사례가 끊이질 않는다.
나이 어린 초등학생일수록 면역력이 떨어지는 데다 밀집공간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학교 특성상 이들 법정 감염병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감염병이 메르스 사태를 맞고 난 이후부터 발생건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이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메르스 상황에 따른 학교방역 활동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이후부터 수두, 인플루엔자, 수족구병 같은 학교 감염병의 발생건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며 “이는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교내 소독을 강화하는 등 방역활동을 강화한 때문”이라고 밝혔다.  
메르스의 전파 경로가 이들 법정 감염병과 유사하기 때문에 메르스 감염을 막기 위한 각종 방역 대책과 활동이 다른 감염병의 발생과 확산을 막는 데에도 큰 효과가 있는 듯하다.
따라서 법정 감염병 발생을 막기 위해선 메르스 방역과 같은 고강도의 방역 대책·활동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를 위해 법정 감염병 발생과 확산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데 필요한 기본 매뉴얼을 정비하고 방역대책과 활동을 강화할 예산 확보가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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