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설명회 등 해외시장 개척 난관

중동 등 외국서 행사 취소 요구
지자체·유관기관 대책 마련에 고심

(동양일보 김동진기자) 충청권 중소기업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수출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제품 홍보 행사 개최를 거절당하거나 당초 예정됐던 수출 설명회 개최 계획도 취소되면서 수출액 하락도 우려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한 메르스 여파로 도내 기업들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현지 방문·행사 등이 취소되거나 거절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A업체는 일본 홈쇼핑 방송에서 제품을 홍보할 계획이었으나 메르스 감염을 우려한 일본 측이 출연을 거절, 일본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B업체는 베트남으로 수출한 기계 제품 시운전을 위해 현지를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역시 메르스 감염을 우려한 현지 바이어의 요청에 따라 방문 일정을 연기했다.
도내 기업들의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부상한 중동국가 시장 개척을 위한 해외 마케팅 행사도 대부분 취소됐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충북지역본부는 오는 10월 중 두바이·테헤란·이스탄불 바이어를 겨냥한 중동 무역사절단 파견 계획을 세웠으나 정부에서 중동지역 방문 자제를 요청, 이를 포기했다.
오는 11월 두바이에서 열리는 중동 최대 규모의 건축 기자재 전문박람회 참가 계획도 무산됐다.
이 박람회는 매년 60개국 2000여 기업이 참가하는 건축 관련 '세계 빅3 박람회' 가운데 하나로, 도내 수출기업들이 제품을 홍보하는데 좋은 기회지만 메르스 여파로 벽에 부딪혔다.
오는 10월 20∼24일 KTX 오송역 일원에서 열리는 B2B(기업 간 거래) 방식의 2회 오송 화장품·뷰티 산업엑스포도 비상이 걸렸다.
충북도는 이 엑스포에 외국 바이어 300명을 초청, 한국 화장품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오송을 바이오산업의 메카임을 널리 알리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그러나 초청 절차가 마무리되는 8월 말까지 국내 메르스 상황이 종식되지 않으면 외국 바이어 초청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와 괴산군 등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괴산 세계유기농 산업엑스포(9월 18일∼10월 11일)의 성공적 개최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엑스포 개최시기가 9월 18~10월 11일로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관련 외국 기업이나 관계자들의 한국 방문 기피 현상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 따라 지자체들은 유관기관과 협조, 수출 기업의 애로사항을 풀어주거나 도내 국제행사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올해 도내 기업의 중동 지역 수출액은 2억7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7% 증가했을 정도로 중동은 매력적인 수출 시장이지만 메르스가 중동시장 진출 발목을 잡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관계 기관 실무협의회나 수출진흥협의회 등을 통해 대책을 찾고 있으나 외국 바이어가 한국 방문이나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을 꺼리는 현상은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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