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 문을 연 뒤 25년간 청주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향토백화점 '흥업백화점'이 옛 영광을 되찾지 못한 채 30일 폐업했다. <사진 김재옥>

(동양일보 김재옥 기자)청주향토백화점인 흥업백화점이 30일자로 폐업했다.

흥업백은 1990년 청주시 상당구 성안로(북문로 1가)에 개점 후 첫해 2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당시 진로백화점과 함께 지역 유통업계를 이끌었다.

이후 5년여 동안 밀려드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룰 정도의 호황을 누렸지만 소유주의 방만한 운영으로 1995년 부도를 맞았다.

흥업백은 16년간 법정관리를 받아오던 중 2011년 12월 LS네트웍스에 인수돼 회생의 기회를 맞았지만 지속적인 매출부진으로 결국 폐업, 130억원에 ㈜건동에 매각됐다.

백화점은 법정관리 이후에도 꾸준한 중장년층의 소비로 한해 100억원 가량의 수익을 냈지만 청주시 복대동 인근에 백화점과 아울렛 등 대형유통업체가 입점해 상권이 성안길에서 서청주로 옮겨가면서 결국 회생하지 못했다.

이 건물을 인수한 ㈜건동은 백화점 영업 종료 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식당가와 커피숍을 갖춘 종합의류쇼핑몰을 오는 10월께 재개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으로 마지막 영업을 하는 이날 물건을 구입하려는 사람보다 추억이 깃든 청주의 향토백화점이 없어진다는 것이 아쉬워 매장을 찾은 시민들도 많았다.

백화점 초기부터 흥업백을 이용했다는 60대 남성은 “딱히 살 물건은 없지만 젊을 때부터 다녔던 흥업백이 마지막 영업을 한다고 해 찾아왔다”며 “이 백화점은 상점의 기능뿐만 아니라 만남과 추억의 장소였다. 문 닫는다고 하니 아쉽다”고 말했다.

흥업백화점 관계자는 “2012년부터 시작된 불황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청주에 대형유통업체들이 많이 생기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며 “백화점 폐점을 아쉬워하는 시민들이 참으로 많았다”고 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