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산소 결합해 전기로 구동…연료 채우는데 3분·최대 650㎞ 주행

(동양일보) 일본 도쿄에 있는 자동차 테마파크인 도요타 메가웹의 시승 코스에서 세단 1대가 멈춰 섰다. 운전대 옆의 버튼을 눌렀더니 이 자동차 뒤쪽에서는 물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이 차는 바로 배기가스 대신 물만 배출하는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미라이'였다.

지난 6월 30일 시승해본 미라이는 전면부 좌우의 큰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눈길을 끌었다. 그릴에서 공기를 빨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이런 독특한 디자인이 나왔다.

일본에서 지난해 말 출시된 미라이는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결합해 만들어낸 전기로 움직이는 자동차다.

수소 스테이션에서 공급받은 수소는 탱크에 저장되고 그릴을 통해 들어온 공기는 연료전지 스택에 전달된다.

수소와 산소는 연료전지 스택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전기를 만들어낸다. 이 전기가 모터를 구동해 차를 움직인다.

우선 미라이의 뒷좌석에 앉아봤더니 다른 차와 달리 앞좌석 아래에 공간이 전혀 없어 발을 뻗기는 불편했다. 뒷좌석에는 2명만 앉을 수 있게 가운데에 팔걸이가 고정으로 설치돼 있었다.

이는 연료전지 스택과 수소탱크를 아래쪽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연료전지 스택은 운전석 아래에, 수소 탱크는 뒷좌석과 뒷바퀴 쪽에 각각 1개가 있다.

이 때문에 차체는 다소 높아졌다. 하지만 차체 중심은 10㎜ 정도 낮아져 안정성이 좋아졌다는 것이 도요타의 설명이다.

실제로 운전석에 앉아 몰아보니 승차감이 좋았으며 중심이 잘 잡혔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차이면서도 주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차라는 도요타 측의 설명에 수긍이 갔다.

엔진이 덜덜대는 소음 대신 미라이는 모터가 돌아가는 '위잉'하는 소리만 낮게 내며 부드럽게 굴러갔다.

다만 메가웹의 시승코스인 라이드원은 300엔(약 3000원)을 내고 1.3㎞ 거리를 2바퀴만 돌게 돼 있는데다 특히 속도를 낼 수 있는 직선 구간도 지나치게 짧아 이 차의 진면목을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미라이는 연료인 수소를 채우는 데 3분밖에 걸리지 않으며 연료 주입 후 최대 650㎞를 달릴 수 있어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주행거리가 짧은 전기차의 단점을 극복했다고 도요타는 설명했다.

전기차인 닛산 리프의 경우 200V로 충전하면 8시간이 걸리고 급속충전을 하더라도 30분이 걸린다. 또 전기차는 충전 후 주행거리가 200㎞ 정도에 불과하다.

미라이는 주행 중에 만들어지는 전기로 차량 내에서 노트북을 사용할 수도 있다.

탄소섬유의 삼중 구조로 탱크를 만들어 고압의 수소가 새지 않게 했으며 충돌 사고 때는 센서로 수소의 이동을 차단한다.

이 차는 렉서스와 도요타 하이브리드 차량의 모터와 파워컨트롤유닛을 사용했다.

길이 4890㎜, 폭 1815㎜, 높이 1535㎜이며 차량 중량은 185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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